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을 만나면 나도 새로워지고 싶은 건 왜 일까요!
수도생활을 갓 시작한 지원자나 신학교를 갓 입학한 신학생, 갓 종신서원을 한 이들이나 이제 갓 부제품과 사제품을 받은 이들! 그리고 이제 학교에 입학한 이들과 사회에 첫 발을 내디딘 이들, 이제 갓 결혼을 한 이들, 자녀를 출산한 부부들. 이들을 만나서 함께 시간을 보내면 덩달아 새로운 마음을 가지게 되고, 마음속으로 나도 저런 마음을 가질 때가 있었지, 하면서 소중한 추억들을 떠올려보기도 합니다.
새로운 삶에 대한 설렘,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웃음, 언제나 변하지 않을 것 같은 지금의 마음, 모든 것이 새로워 보이고, 모든 것이 행복해 보이던 시절, 세상은 마냥 행복하고 즐거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로움이라는 말’은 말 그대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새롭게 시작을 잘 했던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이 너무 힘들다고 ‘후회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정말 이렇게 힘들 줄 몰랐다며, 원래 자리로 돌아갈 수 있으면 돌아가고 싶다고!
혹시 그런 마음이 든다면, 각자는 자기 자신에게 어떠한 기대감을 갖고 살아가는지를 성찰해 보았으면 합니다.
특히 처음부터 지나친 기대를 갖고 시작하면, 결국 자신을 무척이나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혹 “시작부터 원대한 꿈을 가져야, 안되면 중간 정도는 할 것이 아니냐”고 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내면을 살펴보면, 과연 그 ‘중간 정도’마저 만족해하며 살아가고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시작’은 끊임없는 과정으로 나아감을 말하며, 또한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우리 삶의 ‘마지막’은 결국 하느님 앞에 섰을 때입니다. 결국 우리는 평생 새로운 과정에 있는 사람인 셈입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습니다. 더욱이 우리는 꾸준히 성장을 지향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그렇다고 자신에게 열정이나 최상의 노력을 등한시하시라는 말이 아닙니다. 첫 숟가락 먹고 배부르기를 바라는 조급함이나 성급함을 내려놓고, 성실하게 우직하게 살아가자는 뜻입니다. 그리고 시작할 때 너무 많은 말을 하지 말아야 합니다.
입 자체가 가벼운데, 그 입을 믿고 많은 말을 내뱉으면, 말은 가볍고 삶은 무겁다보면, 그 불안한 무게감에 스스로 지쳐 쓰러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사도 바오로께서, ‘항상 기도하고, 기뻐하며, 감사하라’고 하셨습니다. 기도하면서 기뻐하고, 기쁨에 감사하는 삶을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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