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덕여왕을 뮤지컬로 만난다. 시청률 47%를 기록하며 지난해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던 드라마 선덕여왕이 무대 위에서 1월 5일 새롭게 탄생한 것. 공연은 최고의 뮤지컬배우와 화려하면서도 현대적인 무대의상, 최첨단 테크놀로지가 가미된 무대장치 등 볼거리가 풍성한 명품 뮤지컬로 평가받고 있다.
뮤지컬 선덕여왕의 연출가 김승환(가비노·의정부 마두동본당) MMCT 대표는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색다른 관람 포인트를 제시했다.
“선덕여왕과 예수님은 비슷한 점이 많아요.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말씀을 사람들에게 전파하며 공유하려 하셨고 선덕여왕은 귀족들만이 가지고 있었던 힘을 백성들과 함께 나누려고 했던 점이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죠.”
듣고 보니, 춘추와 화백, 유신에게 배신을 당하고 끊임없이 이어지는 박해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신국 첫 번째 여왕으로 등극하는 선덕여왕의 모습이 어딘지 예수의 모습과도 닮아있었다. 또한 예수의 권위를 의심하고 비난했던 바리사이파의 모습은 극 중에서 덕만을 경계하며 죽음의 위기에 몰아넣는 화백과 겹쳐졌다. 특히 미실이 죽는 장면에서 아들 비담과 함께 부르는 노래 ‘미실의 죽음’은 바흐의 요한 수난곡에서 모티브를 얻어왔다는 김 대표의 설명 덕분에 한국역사를 소재로 한 현대뮤지컬 속에서 종교의 흔적을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
“4살 때부터 복사를 섰으니 저의 모든 정신은 가톨릭적일 수밖에 없다”고 말한 그는 “극 중에 하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만약에 신라시대에도 하느님의 말씀이 전파됐다면 그것이 아마도 하늘을 의미하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그가 전해준 관람 포인트가 선덕여왕의 전부는 아니다. 극 중간 중간 숨어있는 가톨릭적 감성 외에도 LED 모니터로 만들 첨성대와 펼쳐지는 개기일식 장면 등이 한시도 무대에서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스페인음악과 아랍음악, 국악 등 음악의 장르도 다양해 귀를 즐겁게 한다.
이번 작품으로 평단과 관객에게 모두 인정을 받게 된 김 대표는 앞으로 판소리 다섯마당과 김대건 신부 등 역사를 콘텐츠로 한 작품을 꾸준히 대중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했다.
바쁜 가운데서도 가톨릭적인 정신으로 삶을 살기위해 노력하는 그는 “사랑의 공동체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것이 의미가 없다”며 “하나의 공동체로서 끝까지 사랑을 이뤄나가자”고 뮤지컬팀을 격려했다.
뮤지컬 선덕여왕은 1월 31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우리금융아트홀(올림픽역도경기장)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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