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을 주는 사람
찬미예수님!
또 한 해가 밝아왔습니다. 올해는 우리 수진동 본당 공동체가 6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입니다. 우리는 60주년을 맞이하며, 모든 형제자매가 다 같이 참여하는 환갑으로 그 의미를 되새겨볼까 합니다.
설립된 햇수만큼이나 우리 성당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계십니다. 친정? 아니 큰집이라고나 할까요!
젊은 분들을 모두 분가해서 내보내고 어르신들이 많이 계시지만 우리들에게는 기쁨이 있습니다. 어르신들께서 축복과 칭찬을 많이 해주시니까요. 늘 우리를 배려하고, 아껴주시는 어르신들의 마음에 감사드립니다.
축복과 칭찬은 듣는 사람에게만 행복을 주는 것이 아니라, 말하는 본인에게도 기쁨과 즐거움을 주게 됩니다. 말이란 하기는 쉬워도 듣는 이에게는 가끔 큰 상처를 주기도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르신들께서 말씀하시더군요. “우리에게는 귀는 두 개이고, 입은 하나가 있으니 말은 적게 하고, 많은 것을 듣고 배워라.” 얼마나 좋은 가르침입니까? 귀가 입보다 하나 더 있으니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는데 최선을 다하라는 의미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많아 좋은 충고도 받고, 칭찬도 받으니 얼마나 행복합니까?
우리는 세례를 받고, 성령을 받아 예수님의 말씀대로 아픈 사람에게는 아픔을 같이하고, 어려운 이웃에게는 서로 어려움을 나누며, 기쁨은 함께 축하를 해줄 줄 아는 이웃이어야 하는데 과연 지금 우리는 어떠한지요?
저는 한자 성어 중에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을 참 좋아합니다. 제아무리 큰 사건도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이해 못할 것이 없습니다. 자기는 전혀 그런 일을 저지르지 않을 것처럼 펄펄 뛰면서 판단하지만 나약한 우리이기에 언제 어디서 비슷한 실수를 저지를지 누가 압니까? 입장을 바꿔 생각하다보면 많은 것이 이해되고, 용서가 될 것 같습니다.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모든 일을 역지사지로 생각하면 용서 못할 이도, 미운 사람도 생길 수 없다는 말이죠. 저는 정말 우리 신앙인들에게 필요한 말이 바로 이 말이라고 판단합니다.
부디 올해는 남과 나를 따로 생각하지 말고 서로 상처내지 말고, 서로서로 축복하는 말, 칭찬의 말을 나누면서 기쁜 나날을 살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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