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없이 보낸 일주일이 길고도 길었다. 특히나 자동차를 사용할 수 없게 되니 가야할 곳도 많고 부르는 곳도 많았다. 자동차를 가지고 다닌 지 채 1년도 되지 않았지만 이미 익숙해져 버릴 대로 익숙해져 버렸다. 그래서 생태적 사순을 보내기로 결심한 일주일이 불편함의 연속이었다.
자동차로 20분이면 갈 수 있는 곳에 지하철과 버스를 갈아타며 1시간30분만에 도착했다. 가장 먼저 머리에 드는 생각은 ‘아~자동차로 왔으면 시간이 절약됐을텐데’였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시간이 지날수록 사라졌다.
승용차 이용을 일주일에 하루만 줄여도 연간 445kg의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이 불편했던 일주일을 즐겁게 만들었다. 괜히 ‘즐거운 불편’이 아니었다.
승용차는 5명이 탔을 때 한 명당 30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혼자 타고 다닌 적이 많았던 기자의 경우에는 혼자서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이산화탄소를 150g이나 배출한 셈이었다. 하지만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을 이용하면서 기자가 배출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6g로 약 2.5배나 줄일 수 있었다.
재작년에 모 방송사에서 제작한 ‘북극의 눈물’에 나왔던 북극곰이 떠올랐다. 한 사람의 불편함이 지구를 살릴 수 있는 노력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동차를 이용하면서도 이산화탄소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 트렁크의 불필요한 짐을 줄이는 것도 좋다. 짐 10kg을 줄일 경우 50km 주행시 약 80cc의 연료가 절감된다고 한다.
사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장점은 이산화탄소 발생을 줄이는 것뿐만은 아니다. 운전을 하면서는 구경할 수 없는 서울 시내의 야경을 관람할 수 있고 또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도 읽기 시작했다. 묵주도 오랜만에 집어 들었다. 바쁘다는 핑계와 운전한다는 핑계 때문에 한동안 멀리했던 묵주기도였다.
특집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