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늑한 느낌은 제단의 예수승천상에서 비롯된다. 오동나무로 만들어진 예수승천상은 자연스러운 나무의 결이 그대로 남아있어 친환경적이면서도 부드러운 느낌을 자아냈다. 게다가 옷자락 끝이 바람에 날리듯 생동감 있게 표현했다.
▲ 예수승천상(왼쪽)과 칠보 14처 작품 일부.
성당에서 또 눈여겨 봐야할 성물은 14처와 감실이다. 성물을 제작한 김혜숙(마리아) 씨가 칠보작가인 만큼 14처와 감실은 칠보로 제작됐다. 한국교회에 칠보작가들이 많지 않지만 작가는 특히 은은함과 따뜻함이 배어나는 회화칠보로 유명하다. 김 씨의 회화칠보 작품들은 삭막하고 두려움의 공간이 될 수 있는 병원을 영적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변신시켰다.
색다른 점이 있다면 14처 중 12처 ‘예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심’ 만은 칠보가 아닌 나무 조각으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제대의 십자가가 부활예수상이라는 것을 감안, 신부와 작가가 상의해 이 부분을 십자고상(十字苦像)으로 대신하고자 만들었다. 고상은 탈부착이 가능하기 때문에 성주간에는 벽에서 떼어 내 신자들이 친구(親口)하기도 한다.
▲ 칠보로 만든 14처 작품 일부와 12처 십자고상(오른쪽).
가족의 문병을 왔다가 성당을 찾은 조미현(스테파니아·서울 서초3동본당) 씨는 “부드러운 곡선의 예수님이 저를 감싸 안아 주실 듯한 느낌”이라며 “따뜻하고 아늑해서 불안하고 두려운 마음이 위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작가는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고, 보는 이의 마음에 평정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했다”며 “모든 작업과정은 처음부터 마침까지 예수님과 성모님 보살핌 속에 이뤄졌다고 믿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