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김득남(라파엘)씨가 발표한 논문 ‘영적 리더십에 대한 신학적 소고 - 김수환 추기경 리더십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의 리더십에 대한 학술논문으로는 처음 발표된 이 논문은 서강대 신학대학원에서 개최한 국제학술심포지움에서 박병관 교수(서강대 종교학과)가 발표한 ‘김수환 추기경의 영성’의 자료를 토대로 확장, 발전시켰다.

서강대 교수진에 의해 최우수 논문으로 선정된 이 논문은 인간 사회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리더십을 그리스도교 관점에서 신학적 성찰을 시도했다. 영적 리더십이 현대의 영성을 바탕으로 하는 바람직한 리더십으로 제시될 수 있는가를 모색해보고자 김수환 추기경의 리더십을 사례로 살펴봤다. 논문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과학의 급속한 발달과 경제발전으로 물질의 풍요를 누리고 있는 현대에 이를수록 기존의 리더십으로는 한계에 부딪혀 리더십의 부재가 야기되고, 새로운 리더십에 대한 변화를 갈구한다. 이러한 흐름의 일환으로 경제분야 조직행동론에서는 종교 개념인 ‘영성’을 이용한 영적 리더십 이론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런 관점에서, 세상에 열린 신앙을 갖고 하느님의 사랑과 이웃사랑을 일치시키려는 삶을 사신 김수환 추기경의 모습에서 그리스도의 사랑과 겸손이 바탕이 된 영적 리더십 모델을 찾아보고자 한다.

김 추기경의 영성은 사목표어인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와 호인 ‘옹기’로 잘 나타나 있다. 표어는 종교적 이상을 나타내며, 옹기는 김 추기경의 투신과 순종, 비움, 가난, 겸손을 일컫는 신앙의 삶을 상징한다.

추기경에 있어 영성의 근본은 신앙이다. 김 추기경의 영성에 관계된 생애의 요소들은 4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 순교자 가정, 둘째 제2차 바티칸공의회, 셋째 사회적 참여와 관심, 넷째 성소체험을 이야기 한다.

교회에서의 김 추기경의 리더십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을 통해 변화와 쇄신, 끊임없이 노력해 ‘세상 속의 교회’라는 열린 교회를 비전으로 표방했다. 사회 안에서 직접적인 행동을 취하면서 사회의 지도자로서 모습을 뚜렷하게 드러냈으며, 반세기에 걸쳐 한국교회의 사회적 위치를 확고히 세웠다.

교회의 리더십 모델로 고 김수환 추기경의 영적 리더십에 대해 살펴보면서 교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생각해보고자 했다. 한국 근대사의 암울한 시대를 온전히 살아 온 김 추기경은 교회의 쇄신을 제2차 바티칸공의회 정신으로 단행했다. 이웃과 사회, 세계를 위해 봉사하며 교회가 어떤 누구도 소외됨이 없이 그리스도 안에서 모두를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는 도구요, 이를 나타내는 표지여야 한다고 교회상을 제시했으며, 이것이 바로 그리스도를 닮는 삶이라고 한다. 또한 ‘세상 속의 교회’를 역설하면서 교회가 사회에 해야 할 역할모델을 제시했다고 본다.

김 추기경의 영적 리더십의 핵심은 사목표어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라는 말에서 드러난다. 자신의 신앙과 삶의 일치된 모습에서 그의 리더십의 정수를 보여주었다. 추기경의 영적 리더십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인간을 위한 ‘사랑의 리더십’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달리 말하면 보통 리더에게서 나타나는 일반적 양상은 인격적 완성과 사회적 완성이 함께 가지 않지만 추기경의 리더십에서 드러나는 요소는 인격적 완성이 사회적 완성으로 승화되었다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