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주교)는 이날 시상식에서 진교훈 서울대 명예교수에게 생명의 신비상 학술분야-인문과학분야 본상을, 크리스토퍼 헨리 스미스 미국 하원의원에게 활동분야 본상을, 한국 틴스타에게 활동분야 장려상을 각각 수여했다. 본상 수상자들에게는 서울대교구장 명의의 상패와 상금 3000만 원이, 장려상 수상자에게는 상패와 상금 1000만 원이 각각 주어졌다.
서울대교구가 제정한 생명의 신비상은 국적과 종파 등에 관계없이 생명의 문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한 개인 및 단체에게 주어져 더욱 큰 의미를 지녀왔다.
정진석 추기경도 시상식 격려사를 통해 “생명의 신비상은 한국 사회뿐 아니라 전 세계의 인간생명 존엄성을 증진시키고 난치병 치료에 도움을 주기 위해 제정했다”며 “생명의 문제는 전 세계 모든 나라와 인류 전체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문제로, 교회는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고 보존하는 시대적 사명을 끊임없이 실천해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제4회 생명의 신비상 인문과학분야 본상을 수상한 진교훈 교수는 의료윤리학과 생명윤리?문화윤리학, 의학철학의 선두주자로 활동해온 인물이다. 진 교수는 윤리를 이론이 아닌 실천 학문으로 발전시키고, 전통적인 가톨릭 윤리사상을 심화시킨 공로로 이번 상을 수상했다.
크리스토퍼 헨리 스미스(Christopher Henry Smith) 미국 하원의원은 30여 년간 꾸준히 여성과 어린이, 특히 태아의 인권 보호를 위해 다양한 법안과 정책을 실현시킨 공로로 활동분야 본상을 수상했다.
활동분야 장려상을 수상한 한국 틴스타(대표 배미애 수녀)는 ‘총체적인 성’ 프로그램을 통해 교회 안팎에서 올바른 성의식을 확산하는데 힘써온 단체다.
올해 생명의 신비상 대상과 학술분야-생명과학분야 본상 수상자는 선정되지 못했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 이어서 열린 강연회에서는 ‘자연법으로 본 생명존중’, ‘낙태라는 폭력에서 어머니와 아기를 보호할 우리의 의무’, ‘한 생명은 온 세상보다 소중하다’를 주제로 한 발표가 이어졌다.
■ 수상자 주제 발표(요지)
‘자연법으로 본 생명존엄’ - 진교훈 교수
"생명 존중은 자연법 준수하는 것"
▲ 진교훈 교수
특히 ‘생명은 본성을 일컫는 것’이며, 따라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시키는 연구 등에 반대하는 여론을 형성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낙태라는 폭력에서 어머니와 아기를 보호할 우리의 의무’ - 크리스토퍼 헨리 스미스 하원의원
"인권 유린 행위인 낙태 금지하자"
▲ 크리스토퍼 헨리 스미스 하원의원
우리 미래 세대들은 왜 우리가 낙태가 여성과 아동에 대한 폭력이라는 것을 알아보지 못했느냐고 의아해할 것이다. 전 세계에서 생명의 문화를 증진하는 것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섬기고 하느님과 협력할 기회다.
‘한 생명은 온 세상보다 소중하다’-배미애 수녀
"중·고등학생 대상 성 교육도 중요"
▲ 배미애 수녀
중·고등학교 프로그램부터 총체적인 성프로그램, 산후 가임력 자각을 위한 프로그램, 부모를 위한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고, 낙태 후 치유 프로그램 등도 준비 중이다.
틴스타 프로그램에 내재된 교육철학은 몸을 인격체로서, 특히 성을 하느님의 선물로서 자각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교육철학과 프로그램의 구현을 위해 틴스타 교사 양성은 매우 중요하고도 어려운 일이었지만, 그 숫자는 꾸준히 증가했다.
이러한 결과는 단순히 양적인 성과의 정도가 아닌,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사랑과 생명에 대해 알고 새로운 시선을 갖게 된 것이어서 의미가 있다.
■ 인터뷰/ ‘생명의 신비상’ 활동상 수상 위해 방한한 스미스 미국 하원의원
“낙태 방지는 가장 중요한 인권 수호 활동”
“낙태를 막는 것은 바로 현재, 이 지구 전체 안에서 가장 중요한 인권 수호 활동입니다.”
크리스토퍼 헨리 스미스(Christopher Henry Smith?55) 미국 하원의원은 “낙태는 심각한 인권 남용과 오용임에도 불구하고, 낙태의 본질적인 문제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낙태를 금지하는데 신자들부터 적극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스미스 의원은 태아와 어린이, 여성 등의 인권 고양을 위해 전 세계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생명운동가다. 그는 특히 1980년 의원 당선 이후부터 정치인으로서 인신매매 금지와 어린이 및 여성들에 대한 폭력 예방, 낙태 금지, 인간배아연구 반대 등을 위한 각종 법안과 정책을 발의, 실현해왔다. 미국 가톨릭교회 내 생명운동에도 38년째 투신 중이다.
“낙태를 막는 데는 각국 정부의 노력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정책이 바로 서야 합니다.”
스미스 의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낙태가 가진 문제점을 알지만 외면하고, 미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는 낙태를 지원하기까지 한다”며 “따라서 각 국가마다 법적으로 낙태를 불법화해 강제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미국에서는 지난 1973년 낙태가 합법화된 이후 대략 5200만 명의 태아가 사망한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 이에 대해 스미스 의원은 “당시 판결은 연방대법원 판사 7명의 결정이었다”며 “판결을 뒤집어 낙태 반대를 지지하기 위해서는 절대 다수 의원들의 동의가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의식화와 여론 형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스미스 의원은 한국에서도 낙태를 허용하는 악법이 여전히 존재하고, 나아가 보다 폭넓은 낙태 합법화 방안이 제기되는 현실에 대해 경고, “가톨릭신자들부터 먼저 올바른 정책을 세우기 위한 여론을 형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낙태로 인해 불임과 조산, 건강 악화 등을 겪는 신체적 피해뿐 아니라 우울증과 자살 등의 결과를 낳는다는 전문적인 연구 결과가 다양하게 제시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문제점을 명확히 알고, 또 널리 알려 정책과 법안을 만드는데 참여해야 합니다.”
최근 뉴질랜드에서는 낙태 경험자들이 우울장애 징후와 자살 이상화 등의 정신적 문제를 일반인의 3배 이상 겪는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또 낙태가 유방암 위험을 30~40% 이상, 미숙아 출산 가능성을 최대 5배까지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법과 정책을 만드는 일은 쉽지만은 않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가톨릭교회를 중심으로 펼치는 생명수호운동이 실제 법제화라는 결과를 속속 낳고 있습니다. 기도운동을 시작으로 임신한 여성들이 안전하게 출산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까지 교회가 제시하는 생명수호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신자들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선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