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안에서 본당 사제의 고유한 임무는 영혼의 사목이다. 본당 사목구 주임들은 사목구의 고유한 목자로서 주교의 권위 아래 교구의 일정 부분에서 영혼의 사목을 위임받는데, 영혼의 사목은 주로 ▲하느님 말씀의 선포와 ▲성사 집전 ▲공동체의 사목적 운영을 통해 표현된다.
우선 사제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그분의 말씀을 선포해야 한다. 사제는 복음을 모든 사람에게 선포함으로써 비신자의 마음에 신앙을 불러일으키고, 신자의 마음에 신앙을 키우도록 이끌어야 한다.
사제가 수행하는 말씀의 교역 내용은 사목적 복음선포, 교리교육, 각종 그리스도교 교육, 그리고 전례적 설교로 이뤄진다. 그리고 말씀의 교역이 효과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는 하느님 말씀만이 아니라 그 말씀을 듣는 신자들의 입장과 그들이 처한 상황에 대한 이해도 필수적이다.
사제교역의 첫째 직무가 말씀 선포라면, 사제 교육의 목표와 완성은 성찬례를 통해 이뤄진다. 사제에게 성찬례는 사제직을 수행할 때나 영성 생활을 할 때나 진정한 중심점이 되어야 한다. 필요시에는 평신도들이 사목자의 고유 임무에 직접적으로 협력할 수 있다. 평신도들은 위임을 받아 세례성사를 집전할 수 있으며, 성체를 분배할 수 있고, 혼인성사를 주례할 수 있다. 하지만 평신도들의 그러한 임무 수행이 평신도를 사목자로 만들어 주는 것은 아니다. 오직 성품성사를 통해 성직자가 된다.
본당 사제는 또한 주교의 이름으로 하느님의 가족을 한 형제애로 모으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인도한다. 사제는 그리스도를 대리하는 목자로서 자신들에게 맡겨진 공동체의 신자들 각자가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이끌어야 한다.
본당 사제는 다른 한편으로 자신도 평신도들과 더불어 주님의 제자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따라서 독단적인 방식을 지양하고 친교적 방식으로 본당을 운영해야 한다. 또 평신도의 고유한 역할을 존중하고 격려하며 교회의 조직과 운영을 위해 그들의 도움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동시에 사제는 훈계와 경고의 임무도 포함한다. 사제는 신자들의 의견과 소망을 존중해야 하지만, 그것은 결코 사람들의 호감이나 사라는 것은 아니다. 그리스도인 생활과 교리가 요구하는 대로 행동하여 사람들을 가르치고 때로는 가장 사랑스러운 자녀처럼 훈계하여야 한다. 또한 본당 사목자들은 거짓 은사와 잘못 사용되는 은사로 인해서 교회 공동체가 분열되는 것을 방지해야 한다. 왜냐하면 은사의 순수성과 올바른 사용에 대한 판단은 목자들이 할 일이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서 신자들은 스승과 지도자로서 교회 안에서 결정하는 것들을 그리스도인의 순종으로 즉각 받아들여야 한다.
* 이 글은 가톨릭대 출판부 「신학과 사상」 54호(2005년 겨울)에 실린 손희송 신부의 ‘교구 사제와 남녀 평신도’를 재구성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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