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이른 아침 하얀 눈이 내린 여주교도소 정문을 지나 엠마우스 공동체 종교관으로 가는 길은 가까우면서도 매우 먼 길을 가는 느낌으로 어색하기만 하였다.
이중, 삼중으로 신분 검색을 하는 교도관들과 철저하게 차단된 건물마다의 철창을 지나 엠마우스 종교관 내 천주교 회합실에는 파란 수의(囚衣)를 입은 7명의 ‘평화의 모후’ 쁘레시디움 단원들이 레지오 회합을 하고 있었다. 이날 쁘레시디움은 500차 주회를 맞이했다.
뜻 깊은 이날 회합에는 교구 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 백경태 신부, 김 제나리스 수녀, 이천지구 다윗의 탑 꼬미시움 단장 이사용(모이세)씨, 파견단장 박정자(골롬바)씨 외 10여 명의 단원이 자리를 함께했다.
평화의 모후 쁘레시디움은 1998년 5월 12일 여주 교도소 엠마우스 공동체 내에 설립되었으며, 매주 목요일 오후 1시20분에 엠마우스 공동체 종교관에서 주 회합을 하고 있다. 단원들은 만기 출소로 중도에 퇴단하는 이들이 많은 여건임에도 불구하고, 어렵고 한정된 환경 속에서 기도생활을 통해 자신의 성화를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한편, 입단 권면 활동, 예비신자 돌봄뿐 아니라 건강이 약한 형제들도 돌보면서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년 1인 1명 이상의 영세자를 배출하였으며, 설립 3년 만에 ‘새로운 하와’ 쁘레시디움을 분단시키기도 했다.
회합 후 모든 참석자들과 다과를 나누는 시간. 형제들의 얼굴에는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는 밝은 모습, 그리고 활기 넘치는 아름다운 향기가 배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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