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영성대학원 2년은 제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기였습니다. 이곳에서 배운 지식을 세상에 전하며 앞으로도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환갑을 훌쩍 넘긴 나이에 대학원에 진학해 석사학위를 받고 ‘인생 2모작’에 도전하는 이가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2월 18일 가톨릭대학교(총장 박영식 신부) 문화영성대학원(원장 장동하 신부) 학위 수여식에서 ‘엔도 슈사쿠의 인간 이해와 하느님 이해’란 논문으로 문화영성학석사 학위를 받은 차정희(루실라·66·인천교구 논현1동본당) 씨.
칠순을 앞둔 차 씨가 늦깎이로 대학원 문을 두드리게 된 것은 ‘일본 교회와 일본 가톨릭 문학 연구’에 대한 열망 때문이었다. 수차례의 일본 성지순례를 통해 일본 교회의 매력에 흠뻑 빠진 그는 몇 번을 망설이다 2006년 용기를 내 학문 탐구의 길로 나섰다.
대학에서 의상학을 전공한 차 씨는 젊은 시절 ‘차희패션’을 운영하며 여성 의류사업가로 이름을 날렸다. 당시 의류업의 특성상 일본어 습득이 절실했던 그는 한국방송통신대 일본어과에 진학해 두 번째 학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나름 공부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아들, 손자뻘되는 학우들과 어깨를 겨루는 석사과정은 결코 쉬운 길이 아니었다. 그러나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대학생활 자체를 즐겼다. 이 덕분에 그는 큰 어려움 없이 3년 만에 학위를 받을 수 있었다.
차 씨는 “늘그막에 학창시절을 즐길 수 있도록 건강을 허락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며 “늘 따뜻한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으신 장동하 신부님과 박일 신부님, 그리고 모든 학우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세상에 사장된 일본 가톨릭 문학을 번역해 세상에 알리는 작업을 펼쳐 나갈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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