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 부리기 좋아하는 아이가 있었습니다. 그 아이는 사람들이 예쁘다고 말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따라하고 싶어 했습니다. 파마 머리를 한 사람이 예쁘다고 하면 하루 종일 자기 머리를 연필로 말았고, 짧은 치마가 예쁘다고 하면 가위로 치마를 잘랐습니다. 코가 높은 사람이 예쁘다고 하면 빨래집개로 코를 높였고, 화장한 얼굴이 예쁘다고 하면 하루 종일 엄마 몰래 엄마 화장품을 이것 저것 발랐습니다. 그러다 어디선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엄마’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는 엄마에게 달려갔습니다. “엄마, 나도 엄마 될래.” 그러자 엄마는 빙그레 웃으며, “예쁜 우리 딸, 왜 그렇게 빨리 엄마가 되고 싶어?”라고 물었습니다. 아이는 망설이더니, “응, 엄마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래. 나도 엄마가 되면 세상에서 가장 예쁘게 보일 거야!”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엄마는 아이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내리며 말합니다. “그런데 어떡하지! 엄마는 파마도 하지 않았고, 짧은 치마도 없고, 코도 낮고, 화장도 안 하는데, 그래도 엄마가 될래?” 그러자 아이는 깜짝 놀라며 “그런 사람이 엄마인데, 어떻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울 수 있어?”라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 엄마는 아이를 꼭 안으며 말했습니다. “그건 바로, 너를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지. 너를 너무 사랑하기에 다른 그 어떤 것은 필요하지 않은 것이란다!”
묵상 중에 이야기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우리는 ‘이러한 행동을 해야, 혹은 저러한 모습을 보여 줄 때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거야’라는 생각을 하며 살아왔던 시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행동을 어린 아이가 한다면 예쁘게 볼 수 있지만, 글쎄요 ‘그런 행동과 그런 모습’이 지금 어른이 하고 있다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그런데 그게 바로 당신이라면! 그리고 그런 행동과 그런 모습에 예민할 정도로 집착할 정도면 문제는 심각해 질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오랜 시간동안, ‘이런 행동을 하고, 저런 모습을 보여야 다른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것야’라는 착각 속에서 살아 왔습니다. 또한 겉치레와 겉치장, 가식적이고 인위적은 모습으로 살아왔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예쁘다고 해 주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마음 졸이며 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세상에서 가장 놀라운 아름다움, 가장 소중한 아름다움은 바로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과 그런 자신을 사랑하는 만큼 타인을 소중히 바라보는 마음일 것입니다. 문득 책상 앞 볼품없는 십자가에 벌거벗겨진 모습으로 달려계신 그분 예수님의 모습이 유난히 놀랍게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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