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서 청년 신앙인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든 게 요즘 현실이다. 거의 모든 본당이 안고 있는 어려움이자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수원대리구 버드내본당(주임 조영준 신부)이 해법을 내놓았다. 청년 봉사자들을 위한 장학금 제도다.
본당은 지난 1월과 2월 봉사자를 비롯한 본당 전 신자를 대상으로 본당 청년 신자들의 현황을 파악하는 세미나를 열었다. 두 차례 세미나를 통해 본당은 대다수 청년들이 취업이나 학자금 마련 때문에 신앙생활에 집중하기 어렵다는 결론을 얻었다.
문제를 풀 열쇠는 의외로 간단했다. 학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청년들의 노력을 조금만 덜어준다면 청년들이 성당에서 마음 편히 활동하며 신앙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될 수 있는 것.
본당은 최근 청년 봉사자들을 위한 장학금 제도를 만들었다. 본당 예산에서 한 해 1200만원을 책정, 청년 신자 5명에게 월 20만원씩 지원키로 했다. 대학생들은 앞으로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로 아르바이트 포기 확인서를 썼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다. 신자들의 정성으로 조성된 장학금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아르바이트 포기 확인서를 작성한 오유리(스텔라)씨는 “세례를 받은 후 반년이 조금 지났지만 아르바이트 때문에 청년미사에 참석하기가 어려웠고 주일미사나 고해성사까지 놓치게 되는 경우가 많았다”며 “본당에서 주는 장학금을 받게 된다면 본당 활동을 열심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영준 신부는 “지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들 중에는 나이가 들면 그렇지 않다고 느껴지는 것도 많다”며 “또래와 함께 어울려서 신앙을 체험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으니 그 시기를 놓치지 말고 함께 예수님을 체험해보길 바란다”고 청년들에게 당부했다.
본당은 3월 21일과 4월 18일, 본당 중·고등부와 초등부 현황과 과제를 알아보는 본당 청소년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를 다시 연다. 청소년·청년 뿐 아니라 본당 공동체 구성원 전체가 머리를 맞대 청소년 문제에 대해 성찰하고 해법을 제시하며 청소년 사목 활성화에 도전하는 버드내본당의 시도를 주목해 본다.
한편 본당은 3월 7일 오전 10시30분 교중미사를 통해 청년 쉬는 교우 봉헌식을 열었다. 이날 봉헌식에서는 소공동체 및 청년회를 통해 파악된 115명의 청년 쉬는 교우가 봉헌됐다. 이 중 14명은 다시 성당에 돌아와 신앙생활에 충실할 것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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