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 왜 암흑 속 고요한 가운데 가축의 우리에서 탄생하셨을까요.’
성탄의 기쁨에 한껏 들떠 있던 지난 해 성탄대축일. 교구장 이용훈 주교는 성남대리구 서판교성당에서 봉헌된 미사 강론에서 이렇게 물었다.
그리고 “아기 예수님은 가난한 백성중의 백성인 요셉과 마리아, 남의 재산을 밤 새워 지켜주던 목자 등 가난한 민중들, 자연 속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던 가축들을 배경으로 탄생하셨다”며 “부유해지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 예수님을 멀리하는 우리 현실을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연중 시내 거리와 세상은 온통 현란한 빛으로 장식돼 있지만 세상 현실 속 여러 문제는 지역 계층 간 불신의 골, 인간 존엄성의 무시 등 어둠과 차가운 부분이 참 많다”며 “우리는 이런 어둠을 밝힐 시대의 예언자로서, 신자로서 몫을 다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했다.
신앙인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구원의 기회를 잃지 않기 위해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사랑의 진리를 이웃에게 전달해야 할 사명을 갖고 있다.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이라는 대명제 아래 인류가 현대 세계에서 어떻게 행동할 것인가에 관한 윤리적 판단을 내리고 방향을 제시한 규범인 사회교리를 바탕으로 우리는 사회 속 수많은 소외된 이들에게 하느님의 사랑을 전해야 한다.
교구장 이용훈 주교의 중점사목방향 중 ‘외적복음화’는 크게 두 축이 지탱한다. 교회의 지상목표인 ‘선교’ 그리고 그리스도를 따르며 사회의 빛과 소금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사명을 드러내는 ‘사회복음화(사회사목, 사회정의, 사회복지)’다.
현재 교구 차원에서 실시하는 사회사목은 직장, 경찰, 병원, 농민, 민족화해, 환경사목 등이다. 물적·인적 지원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교회의 사회사목 활동은 꾸준히 전개되어 왔다. 특히 지난 해 6개 대리구에 사회복음화국이 신설되면서 사회사목 활동은 대리구의 지역적 특성을 살리면서도 활동영역을 늘릴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아울러 교구 사회복음화국 산하 한마음운동본부가 사회와 교회의 접점을 늘리고 교회의 역할을 확대시킬 ‘즐거운 불편24 운동’과 ‘헌혈캠페인’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도 사회사목 활성화의 미래 전망을 밝게 한다.
하지만 틀을 갖추고 여러 가지 시도를 하는 것만으로 교회의 과제는 마무리될 수 없다. 교구는 교구와 대리구 사회복음화국의 역량을 더욱 극대화시켜 대사회적으로 교회의 활동이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생명·환경분과를 제외하고는 활동이 미약한 사정을 감안해 각 본당에서도 ‘사회복음화분과’ 신설을 염두에 두고 사회사목에 대한 신자들의 공감대를 확산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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