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워도 언제나 부족한 봉사직
찬미 예수님!
저는 유아 세례를 받고 시골에서 공소 회장을 하신 아버지 신앙을 보고 자란 시골 출신입니다. 많지 않은 신자들이 모여 공소 예절이나 봄가을 판공성사 등으로 신앙생활을 하는 아주 조그마한 공소에서 소년기와 청년기를 보내고 장년이 되어 서울로 올라왔습니다. 나이가 들어 성당 활동을 하다보니 자연스럽게 신심단체에 소속되어 활동하기도 하고 또 그 단체에서 책임을 맡게 되더군요. 그런데 어떤 조직이든 구성원간에 의견이 다를 수도 있고 이것 때문에 충돌을 빚을 수도 있습니다. 그때마다 ‘이렇게 했으면 좋았을텐데’ 아니면 ‘내가 조금 생각을 바꿀 걸’하는 후회가 든답니다. 언제나 아쉬워하며 그때는 내가 왜 그리 옹졸하고 생각이 짧았는지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항상 기도하는 삶
어느 때는 이런 생각도 하지요. 예수님은 우리를 위하여 목숨까지 내 놓으셨는데 나는 무엇을 했는가? 하느님을 믿으며 착히 살다가 하느님 곁에 가는 것이 삶의 목표인데, 과연 이렇게 살고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잘살자’고 다짐에 다짐을 합니다.
교구에서 발행한 신자수첩을 보면 천주교 성지가 56곳인데 제가 갔다 온 성지는 36곳, 각 성지마다 신앙 선조들의 굳은 신앙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도저히 견뎌낼 수 없는 갖가지 고초를 당하면서도 배교하지 않은 신앙선조들의 신앙심을 생각해보면서 “지금 나는 도대체 무엇하는 사람인가?”라는 회의가 들 때도 있습니다.
제가 신부님으로부터 총회장 제의를 받았을 때 사실 두려움으로 인해 사양을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순명의 정신으로 신부님 말씀을 따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저보다 더 훌륭한 분이 총회장이되었으면 신부님을 좀 더 편하게 잘 도와드렸을텐데, 봉사자로서 부족함이 많은 저 때문에 신부님이 불편한 부분이 많은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
깊은 생각을 갖고 삶을 살아가려 노력하지만 지내고나면 항상 부족함이 가득합니다. 언제나 꽉 찬 삶을 살아갈 수 있을지? 그렇게 꽉 찬 삶은 우리 자신의 힘만으로는 만들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신앙인으로서 하느님을 따르고 하느님께 의지하며 항상 기도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우리의 부족함을 가득 채워주길 주님께 간구하며 저 또한 충실한 신앙생활을 가꿔나가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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