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와 감실 그리고 십자가. 여느 성당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성당의 구석구석을 살피다 보면 특이한 점이 하나씩 눈에 들어온다.
스피커가 보이지 않고 여기저기에 신자들을 위한 각종 디스플레이 장비와 고해소엔 특수 유리가 설치돼 있다. 그리고 독서와 해설자를 위한 섬세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이곳은 30년 부산지역 농아인의 꿈이 이뤄진 장소, 소리 없는 찬미가 울려 퍼지는 부산가톨릭농아인복지회 성당이다.
부산교구 사회복지법인 로사리오 카리타스가 운영하는 부산가톨릭농아인복지회(담당 정호 신부)는 청각·언어장애인을 위한 상담, 교육, 직업재활, 수화통역 등 종합적인 재활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장애인에게 장애인 인식 개선을 위한 수화교육 및 봉사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농아인들은 일반 본당에서 미사를 참례하는 경우엔 앉았다 일어섰다를 반복하며 알아들을 수 없는 사제의 입모양을 뚫어져라 쳐다봐야만 한다. “신부님, 성당을 지어주세요.” 농아인복지회 담당 정호 신부가 부임하자마자 전해진 간절한 외침이다.
이후 부산가톨릭농아인복지회는 지역 재개발 사업으로 인해 광안리 주택가에 위치한 허름한 공간마저 철거의 위기에 처하자 2008년 4월 새로운 보금자리 마련에 나서게 된다.
2009년 12월 24일 아기 예수님이 탄생하던 그날 밤 농아인복지회는 교구장 황철수 주교 주례로 축복식을 거행하고 새로운 쉼터를 얻었다. 담당 정호 신부가 불철주야 각 본당을 방문해 후원을 받아 공사를 진행한 결과였다.
하지만 부산가톨릭농아인복지회는 많은 은인들의 도움으로 시설이 완공됐지만 아직까지 4억여 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정호 신부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많은 분들의 정성이 모여 농아인들에게 주님의 집을 선물할 수 있었다”면서 “농아인들에 대한 안쓰러운 시선에 앞서 그들의 어려움을 받아들이고 선입견 없이 다가서려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후원계좌 809-198422-13-101 우리은행 114001-04-003752 국민은행 예금주 부산가톨릭농아인복지회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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