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통해 새로운 모습으로 새출발했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각 지역교회에서는 공의회 정신에 부응하기 위해 여러 가지 부흥운동이 일어났다. 그 열매가 새로운 신심운동으로 이어져 여러 형태의 신앙쇄신운동이 전파됐다. 교회 안에 뜨거운 성령의 역사하심을 체험한 그리스도인들은 마음 안에서부터 믿음을 통한 열정이 일어났다.
그 결과 신자들의 신앙생활의 활성화와 더불어 선교의 열정도 생겨났다. 신앙쇄신 운동은 신자들에게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에 대한 확신과 기도생활 그리고 성경읽기 등 신심생활에 열정을 불러 일으켰다. 고(故)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께서 강조하신 새로운 복음화의 방법, ‘새로운 열정’에 가득 찬 모습이었다.
신앙쇄신운동은 그후 선교에 열정을 쏟아 한동안 교회 내에서도 복음화율이 증가하는 현상을 보였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한국교회는 새로운 열정이 식어가고 있는 모습을 보였다.
이유가 무엇일까. 원인 중 하나는 한국 신자들의 기초가 약하다는 점이다. 한국천주교회의 대부분 신자들은 세례성사를 받은 지 40년 미만인 사람들로 구성돼 있고 구교우는 전체의 20%를 넘지 않는다. 그만큼 신앙에 있어 뿌리가 약하다.
또한 믿음의 확신과 경험 없는 신자들이 너무 형식적인 신앙생활에 치우쳐 있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주일미사에 참례하고 교무금과 헌금을 내고, 판공성사를 보는 것이 신앙생활의 전부라고 생각하는 신자들이 많다. 조금 더 나아간 신자들의 경우도 본당 단체에 가입해 활동하면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신앙생활에 젖어 있는 신자들에게 “선교하십시오” 라는 말은 그렇게 와 닿는 말이 아니다. 선교는 해도 그만, 못하면 할 수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
선교는 시킨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 마음 안에서부터 스스로 동기가 부여되고 열정이 솟아올라야 하며 사명감이 생겨나야 한다. 그런데 이러한 동기 부여나 사명감은 신자 개인과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서 일어난다.
교회는 신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환경을 끊임없이 만들어 줘야한다. 신앙생활의 튼튼한 기초를 닦아 주는 교리교육과 세례성사를 받은 후에도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신자 스스로 하느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전해줘야 한다. 또 이러한 믿음을 바탕으로 한 복음적 삶의 실천을 통해 스스로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는 삶을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 ‘새로운 열정’이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의 확신과 행복한 삶 안에서 생겨나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 모두가 현재의 신앙생활의 모습들을 재점검 해보고 새로운 열정이 생겨 날 수 있는 신앙생활의 참 모습이 어떤 것인지 되돌아보고 조명해 봐야한다.
새로운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열정’이 생겨 날 수 있도록 함께 힘을 모아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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