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을 돌아보면, 온갖 교육 프로그램을 섭렵하고 다니는 열혈부모들이 넘쳐난다. 그러나 많은 이들은 ‘도덕성이 중요한 건 알지만, 착한 사람이 되는 건 하루아침에 되는 일도 아니니까…’라며 도덕교육을 뒷전으로 미루는 함정에 빠지곤 한다.
착한 일도 자꾸 해봐야 할 수 있고 또 잘 할 수 있다. 학업만이 아니라 착한 일도, 도덕적 지능 함양도 모두 훈련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뻔한 거짓말을 자꾸 하는 아이가 있다고 하자. 누가 봐도 거짓말을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본인은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다. 도리어 자신의 말이 맞다고 우기며 울기까지 한다. 실제 아이는 자신의 말이 맞다고 착각할 수도 있다. 부모 생각에는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않은 어린아이라 혼을 내봤자 알아듣지도 못할 것 같다.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면 버릇이 나빠질 것 같은 생각에 갈등한다.
서울대 교육학과 문용린(요한보스코) 교수는 이러한 경우 그 자리에서 즉각, 아이들에게 자신의 행동에 따라 칭찬도, 벌도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라고 조언한다. 또 아이가 ‘혼나지 않기 위해 정직하려고 하는’ 태도도 갖지 않도록 주의해서 가르쳐야 한다고 말한다. 정직해야 하는 대상이 자기 자신임을, 거짓말을 하면 자신에게 부끄러워해야 한다는 것을 자녀에게 알려주는 것이 관건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도덕적인 행동에 대해 인식하고, 실천하기 위해서는 일상생활 매뉴얼을 정해두는 것도 효과적이라고 권한다.
또 각 가정에서 정한 매뉴얼이 잘 지켜지도록 꾸준히 관심을 갖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역설한다. 도덕적으로 옳은 일을 했을 때와 그러지 못했을 때의 상과 벌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정하고, 올바른 행동을 했을 때는 칭찬 등으로 격려하는 노력도 긍정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도덕 생활 매뉴얼은 자녀가 크면서 갈등에 빠졌을 때 중요한 지침이 될 수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부모들이 ‘애들이 다 그렇다’고 생각하는 태도는 꼭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말로 타이르고 혼내고, 달랜다고 해서 금방 순응하긴 어려울 수 있다. 그렇다고 ‘애들이 다 그렇다’거나 ‘좀 크면 나아지겠지’라는 태도는 자녀의 행동을 더 그르칠 뿐이다. 자녀의 기를 살려주고 싶고, 마음도 잘 이해해주고 싶고, 권위적인 부모가 되기 싫어 도덕을 가르치는데 망설이는 이들이 많은 것이 현실이다.
권위를 내세우는 것과 도덕을 가르치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 부모가 먼저 해야 할 몫이다.
가정/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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