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계 올림픽 쇼트트랙 경기에서 우리 선수끼리 부딪쳐 당연히 받아야 할 메달을 놓친 날이 있었습니다. 얼마나 아쉽고, 속이 상하든지! 그래서 당사자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이 컸습니다. 그런데 마침 어느 형제님을 만날 일이 있었습니다. ‘이때다!’ 싶어 이야기를 먼저 꺼냈습니다. “오늘 경기 봤어요?” 그러자 그 형제님은 내가 생각하는 것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더군요.
“예, 저도 오늘 경기 봤어요. 그 경기 모습 보면서 신부님께서도 그렇게 묵상을 하셨겠지만(얼마나 찔리던지!), 하느님께서 좋은 묵상 거리를 주시더군요. ‘욕심’이라는 것이 얼마나 나뿐 아니라 내 이웃까지도 아픔을 줄 수 있다는 사실 말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고요.”
‘엥…!’ 이게 아닌데. 쥐구멍이라도 찾고 싶은 심정이었습니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은 마음으로 이야기를 꺼냈는데, 오히려 더 영적인 대화가 오가게 되었으니 속으로는 얼마나 부끄럽던지요.
똑같은 장면을 보고도 그 상황을 자신 안에서 평소 어떠한 마음으로 반응하느냐에 따라서 모든 것을 생각하는 것의 차이가 확연히 난다는 사실을 느끼게 됩니다. 일상의 일들 안에서 내적인 성찰과 묵상을 통해 궁극적으로 자기의 마음을 닦아 나갈 수 있는 영적인 기회로 삼아 나가는 사람! 모든 것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음에 대한 불평과 불만, 짜증과 분노로 자기 자신은 물론 함께 사는 사람들에게조차 불안의 감정을 만드는 사람! 평소 그 사람의 삶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한다 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그런 마음들은 결코 하루 아침에 생겨나지 않습니다. 주변에서 좋은 인품을 가지고 있는 분들과 매 순간 짜증으로만 가득 찬 사람의 모습을 보면, 평소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내적인 마음 씀씀이를 엿볼 수 있습니다. 좋은 인품을 가진 분들의 내면을 보면 공통적인 덕목이 있는데 그중에 침착함과 진실함, 포용심 등을 꾸준히 내적으로 잘 성장시켜왔던 분입니다.
그리고 살아온 인생 하루하루 쉼 없이 자신을 영적으로 성장시키려고 노력을 합니다. 그렇기에 그 분들은 일상에서 체험하게 되는 모든 것을 자기 성장의 긍정적 관점으로 보고자 하기에, 그런 분들은 그냥 옆에 있기만 해도 평온함을 느끼곤 합니다. 평소에 좋은 마음을 잘 가지며 살아야겠습니다.
평소의 괜찮은 삶이 영적으로 건강한 삶을 사는 참 좋은 비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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