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의 교구장직 사임과 김희중 대주교의 승계가 발표된 3월 25일 저녁 8시. 임동주교관은 갑작스런 소식에 놀라움과 아쉬움, 기대감이 교차되는 모습이었다. 소식을 접하고 임동주교관을 찾은 교구 사제단과 평신도 단체장들은 “지난 7년 동안 최창무 대주교를 보필하며 교구의 참 목자로 봉직해 온 김 대주교의 교구장직 승계를 축하드린다”며 “앞으로 새 교구장님을 모시고 교구 발전을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해 나가겠다”고 입을 모았다.
○… 김희중 대주교의 교구장직 승계가 발표된 3월 25일은 춘천교구장 김운회 주교의 착좌식이 거행되던 날이었다. 윤공희 대주교, 최창무 대주교와 함께 춘천에서 열린 착좌식에 참석한 김희중 대주교의 광주 귀환이 예정보다 1시간 이상 늦어져 모든 이들의 애를 태웠다. 교구 전산·홍보 전담 고재경 신부는 주교단을 태운 차량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전하며 동분서주했고, 임동주교관으로 모여든 사제단과 수도자, 교구청 직원, 평신도 단체장, 기자들도 한마음으로 김 대주교의 도착을 기다리며 발을 동동 굴렀다. 밤 9시 20분을 막 넘길 무렵, 주교단을 태운 차량이 임동주교관 마당으로 들어서자, 모든 이들이 환호와 함께 박수를 치며 축하의 마음을 전했다. 세 주교에게 차례로 꽃다발이 전달되고 축하인사가 오갔다. 축하식은 임동주교관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밤늦은 시간까지 계속됐다.
○ … “교황 베네딕토 16세 성하께서 로마시각으로 2010년 3월 25일 낮 12시 광주대교구장 최창무 대주교님의 교회법에 따른 사임 청원을 승인하셨습니다. 이로써 최 대주교님의 후임으로 부교구장이셨던 김희중 대주교님께서 교구장직을 승계하게 되셨습니다.”
고재경 신부가 축하식 식순에 따라 김희중 대주교의 교구장직 승계 소식을 전하자, 임동주교관 식당은 떠나갈 듯한 박수소리와 환호로 뒤덮였다. 특히 이날은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이자 ‘김 대주교의 광주대교구장 승계일’인 동시에 ‘최창무 대주교의 주교 성성일’이어서 기쁨은 배가 됐다. 아울러 올해는 윤공희 대주교의 사제서품 60주년 희경축을 맞는 해이기에 광주대교구는 그야말로 겹경사를 누렸다.
축하식에서 최창무 대주교는 “저는 버거운 짐을 벗고 홀가분해졌지만, 김 대주교님께는 짐을 지워드리는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든다”며 “그러나 준비가 잘 되신 새 교구장님을 모시게 돼 참으로 든든하며 마음의 위로를 얻게 된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대주교는 “그동안 많은 기도로 함께해 주신 교구민들과 신부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윤공희 대주교는 “이런 역사적인 순간을 노상(路上)에서, 그것도 자동차 안에서 맞는 경우는 참으로 드문 경우”라며 “김 대주교님은 앞으로 교구장직을 수행하며 길 위에서 많은 사목을 하셔야 할 것 같다”고 말해 장내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윤 대주교는 이어 “지난 10년 동안 광주대교구를 위해 물심양면으로 헌신하신 최창무 대주교님의 노고에 감사드린다”는 덕담을 건넨 뒤, “앞으로 좋은 일과 기쁜 일만이 아닌 때론 어렵고 고통스러운 순간도 찾아오겠지만, 교구민 모두 새 교구장님을 중심으로 한 마음을 이뤄 하느님께 영광 드릴 수 있는 교구 공동체로 발전해 나가자”고 당부했다.
답례에 나선 김 대주교는 2003년 보좌주교 임명과 지난해 부교구장 임명에 이어 이번에도 ‘두렵고, 떨린다’는 겸손의 말로 첫 소감을 전해 주위를 감동케 했다. 김 대주교는 “막상 교구장직을 승계한다고 생각하니 처음 보좌주교에 임명될 때보다 수십 배 더 두렵고 떨린다”며 “주님의 뜻대로 모든 것을 맡기고 살아가겠다”고 거듭 다짐했다. 김 대주교는 이어 “주님 뜻대로 모든 것을 맡기고 최선을 다했는데도 만약 문제가 생긴다면, 그때는 두 분 대주교님께 언제든 기댈 수 있지 않겠느냐”며 “무엇보다도 저와 함께해주시는 든든한 교구 신부님들이 계시기에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또 “교구 공동체 모두의 기도와 협력이 필요하다”며 “윤 대주교님과 최 대주교님이 닦아놓으신 기초와 업적을 발판으로 해서, 이제 값진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우리 신부님들과 함께 우리 교구민들의 뜻을 헤아리며 열심히 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축하식에 함께한 평신도 단체장들은 “광주대교구 출신 사목자로서 교구민들과 함께해 오신 김 대주교님께서 교구장직을 승계한 것은 앞으로 교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겼다. 광주 평협 서정권(베드로) 회장은 “광주대교구 설정 73년 만에 교구사제 출신인 김 대주교님께서 교구장직을 승계하게 돼 더욱 기쁘고 감격스럽다”며 “따뜻하고 온화한 성품의 김 대주교님께서 늘 가난하고 힘없는 어린양들 편에 서며 착한 목자로서의 역할을 다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전했다. 김 대주교의 측근에서 함께해 온 교구청 직원들도 “주님의 뜻에 따라 무거운 중책을 기꺼이 받아들인 대주교님께 진심으로 감사와 축하의 말씀을 드린다”며 “새 교구장님의 탄생으로 앞으로 광주대교구는 더욱 내실 있는 교구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 3월 25일 저녁 주교회의 미디어팀으로부터 김희중 대주교가 광주대교구장직을 승계했다는 내용의 보도자료가 배포되자, 가톨릭신문과 평화방송·평화신문을 비롯한 교계 언론들은 물론 일반 지역 언론들도 이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광주대교구도 같은 시각 교구 홈페이지(www.kjcatholic .or.kr)를 통해 ‘경축 김희중 히지노 대주교 광주대교구장직 승계’란 제목의 공지사항을 전하고, 새 교구장의 탄생을 교구민들에게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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