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해’에 사제들의 고충과 내면적 갈등을 진솔하게 이야기한 연극, ‘마음을 주었습니다’는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할 만큼 묵직하다.
4월 14일부터 12일 간 서초동 화이트홀에서 공연되는 이번 연극은 지도신부 현요안 신부(제주교구)와 제작자 박우곤(알렉시스)씨, 연출 지성구(치릴로)씨가 뮤지컬 ‘이마고데이’에 이어 두 번째로 무대에 올린 작품이다.
인천가톨릭대학교 신학교 강당에서 지난 10월 초연된 연극은 이미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 부산 예수 성심 전교 수녀회를 비롯 전국 70여 개 성당에서의 공연을 통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특히 대구대교구 사제피정에서는 300여 명의 신부들에게 감동을 선사하기도 했다.
마음에 상처를 가진 본당신부와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신학생의 이야기가 연극의 주된 내용이다. 신학생은 교도소 예비신자 교육에서 만난 한 여 죄수에게 동정심을 갖게 되고, 그 여인을 돕기 위해 여러 일들은 벌인다. 본당신부는 이를 알고 신학생에게 하느님의 뜻을 구하며 기다리라고 한다. 신학생은 행동하려 하고, 신부는 기다리라 한다.
같은 목적지를 향하는 이들 두 사람의 묘한 대립은 사제가 바라보는 죄에 대한 마음과 죄인을 향한 사랑, 사제의 의무에 대한 갈등과 번민을 깊이 있게 성찰하고 있다. 박제화된, 신자들이 바라보는 사제의 삶이 아니라 철저하게 사제의 입장에 초점을 맞춘 공연인 것이다. 그래서 이 연극이 신자들에게는 사제의 삶을 이해하는 기회고, 사제들에게는 공감을 나누는 장이다.
종교극이라는 상투성도 벗었다. 지루하지 않다. 종교적인 소재를 다루고 있지만 곳곳에 숨어있는 재미를 찾아내는 것도 극을 보는 묘미다. 극 속에 담긴 영성과 재미가 함께 어우러져서 가슴 뭉클한 감동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나약한 인간의 모습으로 고뇌하지만 사제 직무 안에서 하느님의 은총을 깨닫는 사제 이야기는 사제와 신자 모두에게 각자의 신앙생활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이번 공연은 전석 2만 원이며, 서울대교구 주보 4월 4일자와 11일자를 가져가면 20% 할인 가능하다.
가톨릭 문화기획 IMD는 지난해 뮤지컬 ‘이마고데이’의 전국순회공연을 통해 교회 내 문화사목의 가능성을 확인한 현 신부와, 박우곤, 지성구씨가 설립한 기획사로, 다양한 문화영성 프로그램의 개발과 지속적인 공연 문화를 선보일 계획이다.
※문의 02-2253-9191, cafe.daum.net/im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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