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바벨탑 이야기가 주는 교훈을 절실히 되새겨야할 때입니다. 창조주를 외면하고 하늘까지 닿는 탑을 세워 이름을 날리려던 구약의 사람들이나 산과 들, 강을 마구 파헤쳐 대도시를 건설하는 우리의 모습은 다르지 않습니다.”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 생태계의 파괴 심각성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이 순간에도 공공의 이익과 발전이라는 미명 아래 무분별한 개발이 진행 중이다.
신교선 신부(인천교구 김포본당 주임)는 이러한 현실에 대해 “지금 지구는 몸살을 앓는 지경이 아니라 암으로 죽어가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한다. 도시화 때문에 김포평야가 참 모습을 잃어가는 것을 매일 체험하며 삭혀온 말이다.
평소 본당 안팎에서 생명 살리기 활동과 환경 보호에 큰 힘을 기울여온 신 신부는 최근 동화에세이 「데그와 마그」를 펴냈다. 실제 신 신부의 체험을 바탕으로 써내려간 이야기들이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
어린이는 물론 어른들까지 누구나 읽을 수 있도록 엮은 이 책에서 신 신부는 생명이 마구잡이로 파괴되는 현실을 완곡하게 지적한다. 짧은 한줄 한줄엔 우리가 생활 안에서 실천해야할 행동들을 심어놓았다.
“미생물은 80여 가지가 한데 어울려 몇 달 동안 발효돼 EM으로 태어납니다. 서로 조화로운 모습이지요. 그러나 사람들은 언어와 관습, 생김새, 출신지역 또 성격 등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차별하고 다투며 삽니다. 우리가 실천해야할 바를 미생물의 삶을 비유로 쉽게 풀어냈습니다.”
생명지킴이로 활동하며 소소한 삶의 기쁨을 누리는 신 신부는 “반생명적인 문화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고, 무엇보다 생명 사랑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린이와 어른, 신자와 비신자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동화 같은 이야기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과 따스함을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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