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장애인이 자원봉사자의 도움을 받으며 행사에 참가하고 있다.
“기린이다, 코뿔소다!”
오랜만에 나온 나들이가 좋아 얼굴에는 마냥 함박웃음이다. 수원교구 사회복지회(회장 이기수 신부)가 지난 18일 서울대공원에서 마련한 제22회 빈자리 축제 장애인들 모습이다.
‘함께 가는 봄나들이!’라는 주제에 꼭 맞도록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모두 하나로 뭉쳐 동물원에서의 행복한 봄나들이를 즐겼다.
■ 함께 가는 봄나들이
18일 오전 9시30분. 일요일이지만 이른 아침이라 서울대공원은 한산했다. 동물원 입구부터 빈자리 축제의 미사가 봉헌될 금붕어광장까지 교구 내 장애인들은 자원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즐거운 행진’을 했다.
30여분을 걸어야 하는 꽤 긴 거리였지만, 청소년 자원봉사자들의 우렁찬 ‘안녕하세요’의 인사소리에 빈자리 축제 참가자들도 즐겁게 대답한다. 교구 가톨릭경제인회가 지원한 갖가지 모양의 동물모자는 장애인들에게 시원함을 주는 햇빛 가리개가 됐다. 금붕어광장으로 향하는 내내 장애인들의 얼굴에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기린을 보며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친구들을 찌르며 즐거워하는 이들도 있었다.
오전 10시30분,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금붕어광장에서는 장애인들과 비장애인들이 함께 어우러진 ‘열린 미사’가 봉헌됐다. 이 주교는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사명은 이웃을 사랑하며 서로 섬기고 나누라는 말씀”이라며 “장애우 여러분들은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분들이기에 힘을 내고 주님과 함께 행복해지기 위해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 행복한 장애인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
‘열린 미사’에 이어 열린 ‘행복한 장애인을 위한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은 교구 사회복지회에서 올해 처음 마련한 의미 있는 자리. 3월 15일~4월 7일 아이디어를 모집한 후 15일, 25편의 아이디어를 본선 경합에 올리고, 그 가운데 5편을 골랐다.
사회복지회는 최우수상에 양은경씨, 우수상에 방기성·조우진씨, 장려상에 정회정·김종우씨를 각각 선정했다. 양은경(데레사)씨는 ‘성당 내 교리실 등을 평일에 장애인들에게 개방하자’는 아이디어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기수 신부는 “다수의 아이디어 중 주제 접근성과 실현 가능성을 중심으로 선정했다”며 “선정된 아이디어들은 교구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장애인 복지정책으로도 제안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빈자리 축제 참가자들은 시상식 후 사진, 보물찾기 등이 포함된 5가지 미션 수행 ‘동물원 소풍’에 참가했다. 미션을 수행하고 도장을 확인하면 상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축제에 참가한 장애인 권민옥(데레사)씨는 “가족들끼리 이렇게 나들이를 오게 되니 기쁘다”며 “야외에서 미사를 보는 것이 가장 즐거웠다”고 말했다.
▲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가 장애인 행사 참가자들과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