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 앤 콜베 쿠키’에 들어서면 최소한 세 번쯤은 놀라게 된다.
온통 콘크리트 벽으로 둘러싸인 서울 청담동 상업 지구 안에서 꽃과 나무를 소재로 한 여유로운 인테리어가 우선 두드러진다. 내심 걱정스러웠던 마실거리와 먹을거리 가격이 저렴한 것에도 놀란다. 유기농 차와 쿠키를 입에 넣으면 담백하고 깔끔한 맛에 연이어 놀란다.
최근 바른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차 한 잔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과자 한 조각도 건강을 생각하며 먹는 이들이 늘고 있다. ‘사라 앤 콜베 쿠키(02-548-5268)’에서는 수도자들이 수제로 만든 정직한 먹을거리를 맛볼 수 있어 더욱 관심을 모은다.
꼰벤뚜알 프란치스코회 경기도 양평 콜베마을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백야초 효소를 생산해왔다. 고들빼기, 솔이쟁이, 익모초, 백년초, 오가피뿌리, 산수유 등등 듣기만 해도 건강해질 것 같은 제철 산야초와 유기농작물 100여 종이 그 원료다. 2년여 전부터는 효소를 넣은 20여 개 종류의 쿠키와 빵도 만들기 시작했다. 우리밀에 유정란, 유기농설탕, 구운 천일염, 포도씨유 등을 사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먹을거리다.
‘사라 앤 콜베 쿠키’ 김정숙(사라·61) 대표는 수도자들이 유기농 쿠키와 빵, 효소와 백야초 비누 등을 만든다는 말을 듣자마자 자신이 먼저 판매를 돕겠다고 제안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정직한 먹을거리를 나누는 수도자들에게 힘이 되고 싶어서였다.
잘 알려진 대로 김정숙 대표는 패션계에서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다. 특히 김 대표가 자신이 평생 일군 ‘사라 김정숙 부티크’를 지하 매장으로 옮기고, 1층 매장과 야외공간까지 유기농 카페로 채웠을 때는 가까운 지인들조차 그를 만류했다.
“제 마음과는 달리 수도회에 큰 도움이 되지도 못하고 제가 돈을 벌 수 있는 것은 더구나 아니지만, 수도회의 영성을 소개하고 건강한 먹을거리를 알리는데 도움이 되는 것을 작은 기쁨으로 생각합니다.”
실제 김 대표는 자신이 창작한 고가의 옷보다도 천 원짜리 쿠키 한 조각을 설명하고 나누는데 더 큰 정성을 쏟고 있다. 빵 한 조각이라도 유통기간을 넘겨 버려질까봐 노심초사하기도 했다. 그래도 사회 각계각층으로 발이 넓은 김 대표 덕에 콜베 쿠키가 꽤나 소문난 먹을거리가 됐다. 카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다듬어 상설 미술전시회와 작은 음악회 등도 종종 연다.
김 대표는 “정직한 것은 느리게 알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보다 많은 이들이 하느님의 가르침과 건강한 먹을거리를 통해, 바쁜 삶의 스트레스를 잠시 내려놓고 내적으로도 건강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카페에 가기 위해서는 청담초등학교 옆 ‘사라 하우스’를 찾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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