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은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 해군 군종장교 중 천주교 선임 성직자인 서하기 신부(삼위일체본당)와 인터뷰했다. 서 신부는 답변에 앞서 “천안함 침몰에 대해 해군의 공식적 입장을 전달해줄 수 있는 자리에 있지 않다. 다분히 사목자적 범위에서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해군을 비롯한 군인 신자들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현시점에서 군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비통함에 젖어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침착하게 이번 사태의 사실을 규명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우를 잃은 슬픈 현실을 온몸으로 감당해내고 있는 우리 해군은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마음으로 지금의 현실을 견디고 있다.”
▲사제이자 해군의 일원으로서 이번 사고를 어떻게 보는가.
“상상도 할 수 없는 충격적인 사건이다. 슬픔과 비통함에 젖어 있을 유가족에게 주님의 따뜻한 사랑의 손길이 위로가 되길 간절히 기원하며, 생존 승조원들의 마음에 깊이 남을 상처도 치유되기 바란다. 해군의 일원으로서 기도 중에 늘 천안함 모든 승조원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기도드리고 있다.”
▲천안함 사고 후 군종교구장 이기헌 주교가 서한을 교구 사제들에게 보냈다.
“이기헌 주교님께서는 사고 발생 이후 여러 번에 걸쳐 천안함의 모든 승조원을 위해 기도해야한다고 당부하셨다. 특별히 교구민이 합심해 이 위기를 극복하자고 뜻을 밝히셨고, 이러한 의지가 천안함 승조원을 위한 전교구민의 2차 헌금으로 이어졌다. 그 결과가 지난 25일 해군 측에 전달됐다.”
▲천안함 침몰 이후 평택 해군 제2함대를 방문했나.
“지난 18일 현지에서 그 누구보다 마음 고생, 몸 고생이 심한 이영탁 신부와 신자들을 만나고 왔다. 모두 슬픔에 젖어 무겁게 내려앉은 분위기였지만 그들의 기도하는 모습에서 부활하신 주님의 은총이 그들과 함께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희생자들의 예우와 마찬가지로 생존 장병들에 대한 관심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그렇다. 우리 전사자들과 유가족 여러분에 대한 배려에 관심을 집중시켜야 하겠지만 생존한 승조원들에게도 아낌없는 관심과 사랑을 가져야한다. 생존한 승조원들이 평생을 두고 지고 가야할 십자가도 함께 져야하며, 그들도 소중한 우리들의 일부분임을 전 국민이 함께 인식하고 사랑으로 감싸 안아야 한다.”
▲아직 6명의 실종자가 발견되지 않은 안타까운 상황이다. 천안함과 연관돼 고통 받고 있는 이들을 위해 신자의 기도와 관심이 필요할 것 같다.
“신자들의 기도와 신뢰가 절실하다. 매년 군인주일에 신자들에게 첫 번째로 부탁하는 것이 군인들을 위해 기도해 주기를 당부한다. 모든 군인은 언제나 생명을 담보로 한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전후방 각지에서 묵묵히 자신에게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이 땅의 모든 군인들을 위해 기도해 주시고 믿어주기를 간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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