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오후 2시, 수원교구 성남대리구 분당성루카본당(주임 이덕환 신부)의 장애아 주일학교 ‘은총교실’ 설립 10주년 기념미사. 미사가 끝나갈 즈음, 하얀 셔츠에 연보라색 스카프를 멋지게 둘러맨 학생들이 등장해 음악에 맞춰 서툰 몸짓으로 율동찬양을 펼쳤다. ‘은총교실’ 학생들이다. 남들보다는 아주 조금 다른, 장애라는 아픔을 갖고 있지만 설립 10주년을 맞이한 기쁨을 함께하고자 스스로 축하공연을 마련했다. 동작은 제각각이지만 모두의 얼굴은 웃음 한 가득이다.
“축하해요~! 축하해요~! 기분이 좋아요! 선생님 사랑합니다.”
배준호(베르나르도·19) 군이 10주년 소감을 전하며 활짝 웃는다.
‘은총교실’은 교구 첫 장애아주일학교다. 2000년 4월 정신지체 장애아교리교실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0년째. 현재는 10명의 교사가 14명의 천사들과 함께 동고동락한다.
여느 주일학교와 마찬가지로 율동, 음악, 미술을 통한 교리교육을 실시하지만, 무엇보다 집중력이 약하고 몸을 많이 움직이는 학생들을 위한 맞춤형 교육이 ‘은총교실’만의 강점이다. 또 학부모 기도모임 피에타와 학부모 간담회, 여름캠프, 성지순례 등 장애아와 학부모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은총교실에서 미사 독서자로 봉사하는 정우재(안드레아·20) 학생의 어머니 김혜경(미카엘라·47) 씨는 “우리 ‘은총교실’이 10주년을 맞았다는 사실이 너무 기쁘고 뿌듯하다”며 “우리 아이들은 사교의 장이 많이 부족한데, 여기 와서 친구들하고 지내면서 기뻐하고, 여기 오는 것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니 가족들도 덩달아 밝아졌다”고 밝혔다.
‘은총교실’이 10년이라는 짧지 않은 역사를 만든데는 많은 이들의 땀방울이 있었다. 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교사들까지 한마음으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는데 뜻을 모았다. ‘은총교실’ 일원들은 더디지만 조금씩 변화해나가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찾는다. 더불어 20주년, 30주년을 행복하게 맞이하기 위해 더 많은 이들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교리교사 홍순모(베네딕도·45) 씨는 “은총교실 친구들이 우리들보다 더 천사 같다”며 “많은 분들이 기도 중에 우리 아이들을 기억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교구 장애아 주일학교 현황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가장 큰 고민이자 걱정은 자녀들의 신앙생활이다. 아직도 적잖은 편견 탓에 일반 신자들과 함께 성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데 큰 부담을 갖고 있고 교리교육을 시키는 데도 어려움이 많다.
교구에는 은총교실을 비롯해 8곳의 장애아 주일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장애의 특성을 감안한 교리교육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학부모 간에도 고충을 나누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는 장으로 의미가 깊다.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위해 교구 장애인 주일학교 현황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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