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유 및 폐유기용제 재생처리업체. 다소 생소하다. 사용한 기름을 다시 살리는 것이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 같은데…. 충북 진천군 덕산면에 자리잡고 있는 ‘천지화학’. 이 회사의 실질적 운영자가 최용휴(요한·58) 전무이사다. 1993년 인천에서 설립, 2000년 진천으로 회사를 옮기면서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최 이사가 이 일을 시작한 것은 1981년, 30년 가까이 똑 같은 일만 해오다 보니 이젠 눈감고도 훤하다. 그만큼 이력이 붙었다는 이야기.
“‘자네의 시작은 보잘 것 없었지만 자네의 앞날은 크게 번창하리라’는 욥기 말씀이 생각납니다. 혼자 시작했던 사업이 지금은 직원이 25명으로 불어났습니다. 주님께서 보살펴 주셨기 때문입니다.”
자원이 빈약한, 특히 유류가 없는 나라에 꼭 필요한 업종이라는 것엔 이견이 없다. 그래서 중요성은 정부도 인정하지만 그에 따르는 지원은 미미하다. 오히려 환경오염을 유발시키는 유해 업종이라는 잘못된 인식 때문에 힘들 때가 많다.
“원유를 전량 수입, 정제하여 사용하고 있는 산업용 윤활유와 자동차 윤활유 중 다 쓴 폐유를 수거하여, 첨단장비가 갖춰진 현대 시설에서 재생 처리해 사용하게 함으로써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자원을 절약하여 외화유출을 막는데 기여하고 있습니다.”
폐유를 정제한 후 사용하지 않는 기름은 소각업체에 의뢰해 소각하고, 폐수는 탱크에 담아 위탁처리하고 있어 환경오염을 일으킬 가능성은 전혀 없다.
‘자원 재생은 곧 환경 보존.’ 최 전무가 강조하는 말이다. 주님이 창조한 지구를 보존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 자부심도 가득하다.
사업 중 어려웠던 일에 대해 묻자, 최 전무는 “운영자금이 없어 원자재를 확보하지 못했을 때, 또 직원들 급여를 풍족하게 주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며 “이젠 그런 걱정은 옛말이 됐다”고 즐거워 한다.
전남 함평이 고향인 최 전무는 중학교를 소위 ‘미션 스쿨’이라는 곳에 다녔다. 아일랜드 신부가 운영하던 중학교에서 하느님 말씀을 처음 접한 그는 1972년 서울 금호동본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빈첸시오 회원으로 양로원이나 교도소 등지에서 봉사를 해오다 군제대후 잠시 활동을 중단했다. 2002년 수원교구 오산본당으로 전입하면서 빈첸시오회 회장으로 다시 활동을 재개했다. 지금은 본당 총무와 빈첸시오 평택대리구 회장, 본당 전례위원, 평단협 임시회장 등으로 교회 활동에 앞장서고 있다.
“신앙인으로서 또 일반인으로서 주어진 자리에서 열성을 갖고 최선을 다할 뿐이죠. 성경에 나오는 ‘약은 청지기’처럼 주인이 아닌 관리인이 되고 싶습니다. 우리는 주인이 아니고 오직 주인은 그분 한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최 전무는 꾸르실료나 ME 등 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교육에도 거의 참가했다. 1995년 꾸르실료 교육을 이수한 후 지금까지 팀회합이나 울뜨레야에 한번도 빠진 적이 없다. ‘적어도 1년에 1번은 꼭 꾸르실료 봉사를 하자’란 다짐을 실천하고자 ‘환경 복음화’나 ‘크리스천 공동체’를 주제로 롤료도 담당한다.
최 전무는 “저 개인적인 사업이 주님 사업에 동참하는데 걸림돌이 되지 않고 있어 큰 기쁨을 갖고 있다”며 “뛰어난 봉사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봉사를 통해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교구 경제인회 출범이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좋은 때가 아닐까요? 글로벌 경제위기 시기에 경제인회가 태동했다는 것이 또 다른 주님의 뜻이 아닌가 합니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회원 숫자도 늘려가고 활동의 폭도 넓혀갔으면 합니다.”
묵주기도와 성무일도를 자주 봉헌하고 있는 최 전무는 “신앙인다운 경제인으로 열심히 십자가를 지고 가겠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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