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당신 종이 여기 왔나이다. 오로지 주님만을 따르려 왔나이다. 십자가를 지고 여기 왔나이다. 오로지 주님만을 따르려 왔나이다. 파아란 풀밭에 이 몸 뉘어주소서. 고이 쉬라 물터로 나를 끌어주소서. 주여 당신 품안에 나를 받아주소서. 내 쉴 곳 주님의 품 영원히 잠드렵니다.”
이 곡은 가톨릭 성가 218장으로 사제수품식이나 종신서원식의 주제가로 주로 불렸습니다.
이 성가는 십자가를 지고 주님만을 따르겠다는 고백의 노래요, 주님의 품만이 영원한 안식을 준다는 희망의 노래입니다.
사도 바오로와 바르나바도 이런 마음으로 전교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제1차 전교여행을 마치고 자기들이 세운 안티오키아 교회로 돌아와 “하느님께서 자기들과 함께해 주신 모든 일과 또 다른 민족들에게 믿음의 문을 열어 주신 것을 보고하였습니다.”(사도행전 14,27)
사람들은 제자들을 격려하면서 말하였습니다.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려면 많은 환난을 겪어야 합니다.”(사도행전 14,22)
예수님께서도 유다가 방에서 나간 뒤에 말씀하셨습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고,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셨다. 하느님께서 사람의 아들을 통해서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요한 13,31-32)
그런데 십자가의 죽음을 영광으로 표현한 게 놀랍습니다. 예수님의 죽음으로 하느님께서 영광스럽게 되셨다니요? 기가 막힙니다. 아들을 죽게 하여 아버지가 영광스럽게 되셨다니 말도 안 됩니다. 그토록 잔인한 사랑으로 아버지가 영광 받게 되었다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그러나 죽음은 마지막 말이 아니었습니다. 고통은 잠깐이고 영광은 영원했습니다. 아들은 부활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신 결과입니다.
그러기에 우리도 예수님의 안목과 이상을 가질 때 영광스럽게 될 것입니다. 그렇다면 예수님의 안목과 이상은 무엇입니까? 예수님께서 제자들에게 당신의 안목과 이상을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4-35)
예수님은 제자들을 어떻게 사랑하셨을까요?
그분께서는 제자들을 끝까지 사랑하셨습니다. 그분은 대야에 물을 부어 제자들의 발을 씻어 주시고, 허리에 두르신 수건으로 닦으셨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에게 “스승인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요한 13,14)고 하셨습니다. 그분은 제자들에게 종처럼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본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또한 그분은 제자들에게 당신의 몸과 피를 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빵을 떼어 사도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 내 몸이다.”(루카 22,19) 또 잔을 들어 말씀하셨습니다. “이 잔은 너희를 위하여 흘리는 내 피로 맺은 새 계약이다.”(루카 22,20) 그분은 제자들에게 당신의 모든 것을 주셨습니다.
또한 그분은 제자들의 배신을 용서해주셨습니다. 당신을 팔아넘길 유다에게 빵을 적셔서 주셨고(요한 13,26), 당신을 세 번이나 부인했던 베드로에게 사랑을 세 번이나 고백 받으셨습니다(요한 21,15-17). 그리고 그에게 당신의 양들을 맡기십니다(요한 21,18).
우리도 예수님의 동일한 안목과 이상을 나눈다면 새 하늘과 새 땅을 볼 것입니다.
거룩한 도성 새 예루살렘을 차지할 것입니다. 그곳에서 하느님의 백성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와 함께 계시고, 우리들의 눈에서 모든 눈물을 닦아 주실 것입니다. 그러면 다시는 죽음이 없고, 다시는 슬픔도, 울부짖음도, 괴로움도 없을 것입니다(묵시록 21,1-4).
그러니 우리도 예수님의 안목과 이상을 실천합시다. 종처럼 섬기는 사람이 되고, 자기의 몸과 피를 나누고, 용서하는 사람이 되어 우리가 그분의 제자라는 것을 세상에 알립시다.
그러나 우리가 사람들을 섬기지도 않고, 희생하지도 않으며, 용서하지 않으니 예수님께서 세상에서 버림받으시는 것 아닐까요?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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