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저는 눈이 많이 내린 새해 연초 고향을 다녀오던 중 시속 약 20내지 30㎞로 서행하다가 내리막길에서 엔진브레이크를 잡기 위해 2단에서 1단으로 기어 변속하는 순간 얼어붙은 눈길에 미끄러져 중앙선을 침범하여 맞은 차선에서 오던 차량과 부딪쳐 그 차의 운전자에게 전치 3주의 부상을 입게 했습니다. 이같은 경우 저는 중앙선 침범으로 처벌을 받게 되는지요.
<서울 신림동에서 김안드레아>
【답】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득이한 사유로 중앙선을 넘는 경우는 중앙선 침범 사고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중앙선 침범 사고란 교통사고의 발생지점이 중앙선을 넘어선 곳이었던 모든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부득이한 사유가 없이 중앙선을 침범하여 사고를 일으키게 한 경우의 중앙선 침범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 대의 부득이한 사유란 운전자가 지배할 수 없는 외부적 여건으로 말미암아 어쩔 수 없는 경우를 말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형제님과 같은 사유로 중앙선을 넘어선 경우는 중앙선 침범으로 보지 않는 것이 판례의 태도입니다. 예컨대 갑자기 진행차선 앞으로 끼어드는 차량 또는 무단횡단자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핸들을 좌측으로 틀어 중앙선을 침범한 영우 등은 중앙선 침범으로 보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빗길, 눈길, 빙판길에서 미끄러져 중앙선을 넘게 된 경우 등 중대한 선행과실이 잇는 때에는 중앙선 침범으로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판례는 주의의무를 게을리하여 빗길을 과속으로 달리다 고인 물을 피하기 위해 중앙선을 넘은 경우 이 중앙선 침범이 운전자가 지배할 수 없는 외부적 여건으로 말미암아 어쩔 수 없었던 것이라고 할 수 없으므로 중앙선 침범이 부득이한 사유에 의한 것이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형제님의 경우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핸드브레이크를 조작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려 했으나 기어변속을 위해 미끄러져 중앙선을 넘어선 것으로 보여집니다. 이와 같이 불가피하게 중앙선을 넘어선 경우에는 중앙선 침범으로 다뤄지지 않습니다.
<천주교 인권위 이석범 변호사>
※상담=가톨릭신문사 Fax (02) 754-4552, 천주교 인권위원회 Fax (02)775-6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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