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의 삶을 접음과 동시에 영원히 묻힐 뻔했던 한 사제의 삶이 그를 기리는 이들에 의해 새로운 빛을 보게 됐다.
지난해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전주교구 고(故) 김병엽 신부를 기리는 유고집 「그래도 못다한 말」이 그를 기리는 이들에 의해 고인의 1주기가 되는 2월 16일을 맞아 바오로딸에서 나와 가난한 마음으로 사제의 길을 걸어간 한 인간의 삶을 되살리고 있는 것.
생전에 광주가톨릭대학을 비롯해 마지막 임지였던 성심학교의 종교감 등으로 사목을 펼치면서도 책 한편 내기조차 부끄러워하던 고 김병엽 신부가 남긴 유품 중에서 그를 아끼고 사랑하던 동창 사제들이 건져 올린 것은 보물이었다. 270여쪽으로 묶여 나온 고 김신부의 유고집은 그나마 전주교구 순창본당 정승현 신부 등 7명의 사제와 4명의 평신도가 출판을 위해 걸러낸 것으로 김신부가 남긴 글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
생전에 김신부가 틈틈이 기록해 둔 에세이류와 일상에서 순간순간 스쳐 지나가는 단상, 강론 등 세 부분으로 구성된 「그래도 못다 한 말」은 인간과 인간이 나눌 수 있는 인정과 신앙을 잘 연결시켜 왔던 고 김신부의 면모를 돌아볼 수 있게 한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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