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께서는 삶의 한 자리에서 제자들을 부르셨습니다. 언제 어느 때나 그 순간 제게 주어진 일상을 충실히 살 때 하느님의 뜻을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인천교구 신임 보좌주교 임명 발표 직후, 이날 하루 동안의 안부를 묻는 질문에 정신철 주교가 차분히 응답했다.
“저에게는 너무나 과분한 직분이어서 받아들이기가 너무나 어려웠습니다. 교구장님과 신부님들, 신자분들을 믿고 수락했습니다. 서로 기도 안에서 일치하면 하느님께서 이끌어주실 것입니다.”
언제나 긍정적이고 빠른 결단력을 보인 정 주교의 모습과 달리 꽤 오랫동안 고심한 흔적이 역력했다. 정 주교는 이어 “주교 직분에 대해 사실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부분이 별로 없다”며 “기도 안에서 어떻게 보좌주교로서의 소임을 잘 수행해나갈 수 있을 지 꾸준히 묵상해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정 주교는 현재 한국 주교단에서 가장 젊은 주교다. 46세 젊은 나이가 또 다른 강점이 될 수 있다는 말에 정 주교는 “나이에서부터 부족한 면을 많이 느낀다”며 “교구장님과 사제단, 신자들을 잇는 다리 역할을 위해 더욱 충실히 뛰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 주교는 “제 소임은 교구장 최기산 주교님께서 오랜 기간 투신해온 일들을 보다 체계화시키고 활성화하는데 힘을 보태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교구 설정 50주년을 한 해 앞둔 시점에서, 전 교구민이 동참해 내적 쇄신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인천교구는 그동안 청소년 문화, 예술 문화, 선교 문화 등 문화를 통한 복음화에도 특별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아왔다. 이에 따라 정 주교는 “교구장님의 뜻을 더욱 확산해 지역 사회 안에 그리스도교 문화가 널리 정착될 수 있도록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시대에는 다원주의와 자본주의, 경제적 가치만을 추구하는 그릇된 의식 등으로 인해 공동체의식이 많이 사라져가고, 신앙적인 가치가 외면당하고 있습니다. 신자들도 ‘나는 신앙인으로 살고 싶은데 방법을 잘 모르겠다’라고 말합니다.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언어로 하느님의 말씀을 풀어내는데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정 주교는 한국교회에서는 처음으로 실천신학 교리교수법 분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관련 연구와 저술 등에서도 바쁜 행보를 보여왔다.
정 주교는 “앞으로도 이러한 연구 노력은 삶과 신앙의 괴리로 인해 힘겨워하는 신자들을 돌보기 위해 지속해야할 일”이라고 밝혔다. 또한 정 주교는 “교구 사제들과도 늘 대화하는 삶을 살고 싶다”며 “서로 대화할 때 벽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말했다.
“기도하는 삶을 살지 않고서 그리스도교 신자라고 말할 수도 없으며,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기도 안에서 교구를 위해 최선의 힘을 보태겠습니다.”
▲ 정신철 인천교구 신임 보좌주교는 교구설정 50주년을 앞두고 전 교구민의 내적 쇄신을 이끄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 약력
1964년 10월 22일 : 인천광역시 송림동 출생
1987년 2월 : 가톨릭대 신학부 졸업
1993년 2월 : 수원가톨릭대학교 대학원 졸업(신학 석사)
1993년 1월 29일 : 사제 수품
1993년 2월 ~ 1994년 2월 : 인천교구 삼정동본당 보좌
1997년 6월 : 프랑스 파리가톨릭대학교 실천신학 석사
2002년 6월 : 프랑스 파리가톨릭대학교 실천신학 박사
2002년 8월 ~ 2003년 1월 : 인천교구 역곡2동본당 보좌
2003년 1월 ~ 현재 : 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겸 주교회의 교리교육 위원회 위원
2009년 1월 ~ 현재 : 인천교구 성소국장
2010년 4월 29일 : 인천교구 보좌주교 임명
저서 : 「현대교리교육의 모델」(2007), 「교리교육 문헌 해설」(2008), 「저는 믿나이다」(20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