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선조의 얼이 깃든 요당리성지(전담 김대영 신부)에 새로운 신앙 역사를 이어갈 요람이 마련됐다.
요당리성지 성당이 11일 오전 11시 경기도 화성시 양감면 요당리 191-1 현지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식을 갖는다.
2006년 성지개발을 천명한 이후, 4년간 각고의 노력이 결실을 맺는 것이다.
요당리성지는 한국 순교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그동안 관심을 받지 못했다. 처음 성지 개발을 시작할 때는 아무 것도 없었다. 김대영 성지전담 신부는 2006년 9월 첫 부임 당시, 허허벌판인 성지의 땅에 무릎을 꿇고 이곳을 하느님의 뜻에 맞갖은 성지로 거듭나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4일, 컨테이너 1동을 구입해 신자 10여 명과 함께 성지 첫 미사를 봉헌했다. 곧 이어 각 본당을 통해 성지 후원회도 꾸려졌다. 이후 천막성당을 거쳐 2008년 7월부터 1년여 간 대성당을 비롯한 부속 건물들의 공사가 진행됐다.
어렵지만 성지 개발 계획은 지속적으로 이어졌다. 김 신부는 각 본당을 돌며 성지의 중요성을 알리며 기금을 모금했다. 성지에 대해 잘 모르던 신자들도 하나 둘씩 동참하기 시작했다.
나눔의 손길도 이어졌다. 교구 신자 방윤순(마리아·79·별양동본당)씨는 성당 건립과 성지 개발을 위해 써달라며 적지 않은 돈을 후원했다.
“그동안 주님께 죄송스런 마음이 떠나질 않아 참으로 우울하고 힘든 나날들이었습니다. 받은 은총에 비해 되돌려 드린 것이 무엇 하나 없었어요. 성지 후원회원 모집을 위해 본당을 다녀가신 김 신부님이 자꾸 생각 나 무작정 성지를 찾아갔습니다. 건축비가 모자라 가지고 있던 보석류도 다 팔아 보탰습니다.”
성지는 방 씨의 그 마음을 기리기 위해 성당 앞에 기념상을 마련했고, 교구에서도 ‘교구 은인 축복장’을 수여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크고 작은 후원이 이어졌다. 작은 돈이지만 정성을 보태 후원금을 마련한 신자들이 많았다. 이렇게 여러 신자들과 은인들의 정성이 모여 성당이 완공됐고, 2009년 6월 4일 당시 평택대리구장이었던 조원규 신부(현 성남대리구장) 주례로 입당미사를 봉헌했다. 그리고 11일 봉헌식을 앞두고 있다.
김 신부는 “많은 분들의 정성어린 기도와 후원에 힘입어 성지로 선포된 지 4년 만에 성당 봉헌식을 갖게 됐다”며 “짧은 기간 안에 봉헌식을 할 수 있는 것은 다 그분께서 하신 일일 것”이라고 말하며 봉헌식을 맞는 기쁨을 전했다. 하지만 온전히 기쁨을 만끽하기 위해서는 넘어야할 산이 남았다. 아직까지 채무를 완전히 변제하지 못했기 때문. 그만큼 순교 신앙의 터전을 지켜나가기 위한 신자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후원이 요청된다.
요당리성지 미사는 평일(월요일 제외)과 주일 오전 11시에 봉헌된다. 단체 순례자들의 청원이 있을 경우 사전 조율 후 별도의 미사 봉헌과 강의도 마련할 수 있다.
▲ 신앙선조의 얼이 깃든 요당리성지 새 성당 내부.
▲ 새롭게 조성된 요당리성지 십자가의 길 전경.
※ 문의 031-353-9725, www.yodangshrine.kr
※ 성지 후원계좌
신협 03087-12000663 예금주 요당리성지 후원회
농협 207046-51-001515 예금주 천주교 수원교구 요당리성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