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장애인이란 이유로 차별 받던 교육풍토 속에서 대학을 다닌 ‘1세대 장애인 대학생’이 반세기가 지나 후배를 위해 써달라며 장학금 10억 원을 쾌척해 화제다.
10일 서강대 동문회에 따르면, 철학과 60학번인 김경자(로사)씨는 지난달 열린 동문 재상봉 행사에서 “장애인 재학생을 돕는데 써 달라”며 10억 원의 기부 약정서를 전달했다.
다리가 불편한 김씨는 1960년 서강대학(서강대의 전신)의 개교 첫 장애인 입학생. 장애를 가진 학생을 결격자로 분류해 입시 기회조차 주지 않던 당시 1세대 장애인 대학생이었다. 장애인을 상대로 한 정원 외 특별전형은 1995년에야 도입됐다.
김씨는 “다른 대학과는 달리 지체장애인인 내게도 동등한 기회를 주고 격려해준 서강대에 늘 고마운 마음을 갖고 살았다”며 “당시 얻었던 희망을 이제는 후배들에게 전해주고 싶어 사업으로 번 돈을 기증하게 됐다”고 밝혔다.
동문회 측은 이 기금에 김씨의 세례명을 붙여 ‘로사 장학금’이라 명명하고, 오는 2011년부터 매년 약 10명의 장애인 입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로 했다.
동문회 관계자는 “영문과 71학번인 고(故) 장영희(마리아) 동문보다 선배인 장애인 동문이 있는지 몰랐다”며 “당시 학교 운영을 맡은 예수회 신부들이 개교 때부터 ‘장애인 동등 대우’ 방침을 고수한 덕에 가능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카리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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