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감사합니다. 덕분에 건강해지고 행복해졌어요.”
12일 서울 성수동의 한 경로당에 아주 특별한 스승의 날 행사가 열렸다. 제자 어르신이 스승 어르신에게 카네이션을 달아주며 그동안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한 것. 가슴 한쪽에 카네이션을 단 스승 어르신들은 이내 밝은 웃음을 지으며 제자인 경로당 어르신들의 손을 맞잡았다.
평균나이 70살이 넘는 고령의 나이에 스승과 제자로 만난 이들은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성동노인종합복지관(관장 문경수)의 임순례(71)·허익수(75)어르신과 성원 경로당 어르신들. 복지관의 ‘늦깎이 스승과 제자들의 네버엔딩 스토리’ 사업을 통해 만난 이들이다.
올해로 6년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임순례·허익수 어르신은 매주 수요일이면 ‘단전호흡’을 가르치기 위해 경로당으로 향한다. 건강도 챙기고 재미 또한 있어 경로당 어르신들로부터 인기가 높은 편. 이러한 인기에는 이들의 남모른 열정과 노력이 숨겨져 있다.
급한 일이 생겨도 항상 경로당 어르신들을 먼저 생각한다는 이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어떻게 하면 경로당 어르신들에게 관심을 끌고 쉽게 가르칠 수 있는지 항상 고민한다”고 했다.
수업이 없는 날에도 경로당을 찾아 음식을 나누는가 하면 방학 기간에도 방문해 말벗이 되는 등 스승과 제자를 넘어 친가족 같은 사이가 된지도 오래다. 자연스럽게 경로당 어르신들도 매주 수요일이면 평소보다 많이 경로당을 찾고 있다.
이들은 “뭉친 근육도 풀어주고 호흡법도 가르치며 어르신들의 건강을 돌봐드리고 있다”며 “치매를 예방하기 위해 율동 외우기, 노래 부르기 등도 병행한다”고 말했다.
이들의 이러한 열정은 ‘늦깎이 스승과 제자들의 네버엔딩 스토리’가 한국무용, 가요교실, 요가 등 총 13개 경로당에서 12명이 활동하는 성과를 내는 게 밑바당이 됐다. 이들은 “나이가 들었지만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의미가 될 수 있다는 사실에 행복하다”고 말했다.
‘늦깎이 스승과 제자들의 네버엔딩 스토리’ 담당 심현광 사회복지사는 “어르신들이 복지관에서 배운 것을 지역 사회에 환원하는 데 자발적으로 나서 봉사하고 있다”며 “고령의 나이에도 할 일이 있고 잘 해낼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된 어르신의 모습에 가슴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 사업은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2008년에 서울시장상을 수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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