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화라고 하면 선교라는 말과 동일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복음화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지 않는 사람들에게 선교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 자신의 신앙생활 즉, 기존 신자의 재복음화의 선행도 포함된 의미다.
그리스도인다운 신앙생활을 하자면 각자의 노력으로는 부족하다. 성령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험악한 이 세상에서 신앙을 지키고 신앙인답게 살기란 무척이나 어렵다. 다행히 하느님께서는 모든 믿는 자들에게 성령을 보내 주셨고 그 성령을 통해 당신의 자비와 사랑, 은총을 베풀어 주신다.
하느님의 은총은 모든 믿는 자들에게 똑같이 내려진다. 그런데 주관적인 입장에서 주변을 살펴보면 하느님의 은총에 차별이 있는 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어떤 사람은 더 많이 은혜를 받는 것 같고 나는 덜 받는 것처럼 느껴진다.
왜 그럴까. 하느님의 은총은 모든 자에게 똑같이 내려지지만 신앙생활은 하느님의 은총과 더불어 우리 인간 쪽에서 부응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신앙인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신앙적 행위를 해야 한다. 성사생활과 각종 전례에 참여하고 개인적으로 기도와 성경읽기, 공동체 생활과 봉사활동 등 신앙적 행위에 충실해야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신앙행위와 더불어 그리스도적인 사상을 갖고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가정생활과 직업생활 또한 일상의 생활에서 그 삶의 방법과 내용이 하느님께서 기뻐하는 삶을 살고 있는지, 그렇지 못하다면 그 내용과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아내고 끊임없이 새롭게 바꿔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자면 자신의 삶 안에서 잘못된 점들을 솔직히 인정하고 그것을 과감히 바꾸겠다는 결심과 결단이 필요하다.
자신을 바꾸는 결단은 누구에게나 힘든 일이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 용기가 있는 사람은 믿음이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믿음이 무엇을 위한 것인지를 확신하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잘못된 점을 과감히 바꾸기 위해 용기를 낼 수 있다. 용기를 갖고 결단을 내려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삶을 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다면 하느님 은총의 폭은 그만큼 넓어진다. 다른 사람이 볼 때 하느님의 은총을 많이 받는다고 느껴지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신앙생활은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용기를 갖고 끊임없이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회개의 삶이다. 신앙생활은 끊임없는 회개의 연속된 생활이다. 자신의 잘못을 알고 뉘우치는 것에 그치면 진정한 회개라 할 수 없다.
행동을 바꿔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미 우리를 죄의 사슬에서 벗어나게 해 주셨다. 그럼에도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데에는 잘못된 인식, 환경, 습관 등 장애가 되는 요소들이 많다.
그 장애를 스스로 발견하고 하나씩 제거해 나가는 것이 우리 신앙인들의 재복음화의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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