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종교영화’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유례없이 가톨릭, 개신교, 불교 등 종교를 주제로 한 다큐멘터리 영화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관객들에게 호응도 크다.
# 롱런하는 종교영화
종교영화의 약진을 이끈 것은 지난해 12월 3일 개봉한 ‘위대한 침묵’이다.
알프스 깊은 계곡에 자리 잡은 카르투지오 수도원의 일상을 담아낸 영화는 당시 단관 개봉했다. 하지만 명품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단관 개봉 2개월 만에 상영관이 11개관으로 확대됐으며, 9만여 명이 영화를 관람했다. 또한 이미 종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11일부터 씨네코드 선재(서울 소격동)에서 매주 월요일 11시에 재상영 되고 있어 종교영화의 위력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위대한 침묵으로 시작된 종교영화 돌풍은 개신교 영화 ‘회복’으로 이어졌다. 지난 1월 14일에 개봉한 회복은 이스라엘을 배경으로 유대교와 기독교인 간의 갈등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다. 이 영화도 ‘위대한 침묵’과 마찬가지로 단관으로 시작해 개봉 9주차부터는 전국 64개 상영관으로 확대됐다. 관객도 두 달여 만에 10만 명을 넘어섰다. 이에 앞서서는 지난해 아마존 원시부족 ‘바나’를 선교하는 선교사 부부 이야기를 그린 ‘소명’은 2009년 개봉작 가운데 최장기 상영기록을 세우며 종교영화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 여세를 몰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의 일상을 다룬 ‘선라이즈 선셋’이 석가탄신일을 앞둔 지난 13일에 개봉했다. 대작들이 대거 개봉하는 가운데서도 ‘선라이즈 선셋’을 찾는 관객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어서 장기상영이 점쳐진다.
# 이유 있는 종교영화 열풍
종교영화가 흥행하기까지 대규모 홍보나 마케팅은 없었다. ‘웰메이드 수작’이라는 입소문에 힘입어 조용히 흥행몰이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종교영화의 성공은 단순히 입소문 마케팅 때문만은 아니다. 연출이 아닌 사실 그대로 보여주는 종교인들의 삶이 각박한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감동을 선사한다.
또한 영화 관계자들은 이상기후, 경제난 등으로 인해 불안요소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관객들이 진리를 전달하는 종교영화를 통해서 마음을 안정을 얻으려고 하는 것도 종교영화 성공의 다른 요소라고 설명한다.
특히 러닝타임이 3시간에 달하는 ‘위대한 침묵’은 수도자들의 묵상과 성가, 기도, 식사 등 반복되는 일상과 수도원을 둘러싼 계절 변화를 보여주면서 신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 영화 ‘위대한 침묵’의 장면.
# 종교영화는 다큐멘터리?
‘워낭소리’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 등 명품 다큐멘터리들이 제작되면서 다큐영화의 벽이 낮아졌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종교영화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한 장르만으로는 관심과 가능성을 지속시킬 수 없다. ‘쿼바디스’ ‘미션’ ‘패션오브크라이스트’ 등과 같이 다양한 소재를 통해서 종교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할 과제가 남겨져있다.
이러한 문제에 있어서 교회는 관망해서는 안 된다. 문화예술인들을 독려하고 지원하면서 다채로운 종교영화의 발판을 마련해야한다. 문화예술과 종교의 접목은 일반인들에게는 종교에 대한 관심을 유도할 뿐 아니라 기존 신앙인들에게는 좋은 교육 자료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화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