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원들의 모범이라 할 수 있는 나이팅게일(1820-1910)은 크리미아 전쟁 때 아군과 적군을 가리지 않고 많은 군인들을 치료해주었다. 그는 의사들이 포기한 환자조차 죽음의 공포를 덜어주고 새의 의지를 불어넣어주려고 노력했다.
그녀는 어떤 환자든지 쉽게 포기하지 않았다. 실제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많은 환자들을 소생시켰다.
그녀는 군인들에게 「등불을 든 여성」으로 존경받았다. 종전 후 영국 국민들은 대대적인 환영식을 준비해 놓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이름을 바꾸어 몰래 귀국할 정도로 겸손한 여성이었다.
오늘날에도 국제 적십자사에서는 「나이팅게일」상을 제정해 세계 각국의 우수한 간호원에게 표창하고 있다. 간호원이 될 때는 나이팅게일 선서를 하고 있다.
크리미아 전쟁 때의 일화이다. 그녀는 병원의 마루를 닦고 있었다. 담당의사가 『시간 있으면 쉬도록 하세요』라고 하자, 그녀는 『이 손은 하느님이 주신 손입니다. 제가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일을 대신 하는 것 뿐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 유명한 이야기이다.
나이팅게일의 봉사활동이 세상에 널리 알려졌다. 한 기자가 『어떻게 그러한 삶을 살 수 있습니까?』라고 질문했다.
나이팅게일은 『오직 하느님의 뜻에 나를 맡기고 사는 것 뿐입니다』라고 짤막하게 대답했다. 그녀는 일생동안 언제 어느때나 하느님의 현존을 느끼며, 하느님과 함께 살아간 신앙인의 전형이다.
실제로 신앙이란 하느님의 뜻을 따라 사는 삶이다. 신앙인의 가장 큰 은총은 하느님과 함께 살며, 그분의 보호하심에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이팅게일은 참다운 신앙인이었다.
오늘 복음은 열한 제자가 갈릴레아에 있는 산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뵙는 내용이다. 세상 모든 이에 대한 세례와 선교의 사명을 맡기시면서, 세상 끝날까지 주님께서 함께 있겠다고 약속하신다.
부활하신 주님을 따르는 제자들, 즉 교회의 사명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나타난다. 또한 주님은 세상 끝날까지 교회 공동체와 함께 하시는 분, 즉 임마누엘의 주님이시다.(임마누엘은 히브리어로 「우리와 함께 계시는 하느님, 하느님이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의미이다.(이사 7,14ㅣ8,8)
마태오 복음이 전하고자 하는 중요한 메시지가 바로 이것이다. 주님은 바로 우리와 세상 끝날까지 함께 하시는 사상이다. 그래서 마태오 복음을 임마누엘의 복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복음 서두에 예수님의 족보와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태 1,23)의 말씀이 있다. 『아브라함은 이사악을 낳고…』로 시작하는 예수님의 족보는 그분의 기원에 대해서 설명하고 있는 것이다. 즉 세상을 구원하신 메시아이신 예수님,구제주이신 그리스도의 성격이 잘 나타나고 있다. 마태오 복음 마지막에도 『내가 세상 끝날까지 항상 너희와 함께 있겠다』는 말씀으로 맺고 있다.
마태오 복음의 처음과 끝을 장식하고 있는 이 말씀은 우리 모두에게 하신 약속의 말씀이다. 남아있는 우리들이 할 일은 주님께서 말씀하신 것을 행하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주님의 일을 부족한 우리가 대신하는 것이다. 세상에 모든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 그것이 바로 우리 교회공동체의 신성한 사명인 것이다.
ㄱ회 공동체의 일부인 우리 자신도 이 사명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선교는 우리가 이 세상에서 해야 하는 가장 첫번째 일이다. 선택의 여지가 없는 의무사항이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복음을 전해야 하나? 분명한 것은 우리의 일상적인 삶과 복음선포가 구별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과 행동 안에서 주님의 현존을 느끼고, 또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주님은 분명하게 우리와 약속하셨다. 우리와 늘 함께 하시겠다고.
나이팅게일의 고백이 바로 우리의 고백이었으면 좋겠다.
『주님! 내 손과 , 내 마음과, 내 행동은 바로 주님께서 하시는 것입니다. 저는 그저 주님의 뜻을 따를 뿐입니다. 주님께서 저와 늘 함께 하심을 굳게 믿습니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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