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별 기념행사
교황이 선포한 사제의 해 개막일이자 ‘사제성화의 날’인 지난해 6월 19일. 한국교회는 이날 각 교구 차원이나 지역별, 대리구별로 성시간과 묵상, 피정과 나눔 등을 통해 사제직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제의 해를 뜻 깊게 시작했다. 각 교구는 특히 사제의 해가 사제들이 영적으로 쇄신되는 은총과 축복의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교구 실정에 따라 사제의 해를 뜻 있게 지낼 수 있는 실천 방안을 마련하기도 했다.
대구대교구는 ‘그리스도의 충실성, 사제의 충실성’을 사제의 해 주제로 정하고 ▲거룩한 사제 ▲사랑 충만한 사제 ▲행복한 사제가 되기 위한 ‘사제의 해 실천 사항’을 발표했으며, 광주대교구는 사제의 해 기도문과 포스터를 제작해 각 본당에 배포했다. 또 수원교구는 교구장 메시지를 비롯해 사제의 해 관련 공문 등을 담은 자료집과 세상을 떠난 교구 사제들을 기억하도록 돕는 ‘선종사제 달력’을 사제들에게 전달했다.
인천교구장 최기산 주교는 특별서한을 발표하고 교구 사제들에게 주님이 맡겨주신 고귀한 직분에 최선을 다할 것을 당부했으며,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사제의 해와 순교자성월을 맞아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평신도 등 2000여 명과 함께 ‘사제 도보성지순례’ 행사를 가졌다.
사제의 해를 맞아 교황청 내사원(원장 제임스 프랜시스 스태포드 추기경)이 특별 전대사를 수여한다는 교령을 반포함에 따라 전국 각 교구는 사제의 해 전대사 지침을 발표하고, 신자들에게 전대사의 은총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렸다.
각 교구는 아울러 ‘주님 만찬 성목요일’인 지난 4월 1일에도 일제히 성유축성미사를 봉헌하고, 사제의 해를 보내며 사랑으로 받아들인 사제직에 더욱 충실하겠다는 수품 당시 서약을 갱신했다.
▲ 수원교구 사제의 해 개막 미사가 2009년 6월 19일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됐다.
공동체 차원의 노력도 돋보였다. 서울대교구 3지구(은평구) 사제단은 사제의 해를 맞아 불광천에서 절두산성지까지 도보순례를 실시하며 사제로서의 정체성을 묵상하고 사제직의 고귀한 사명을 되새겼고, 마산교구 성남동본당은 사제의 해를 맞아 신자들의 영적 유익을 위한 상설고해소를 설치했다.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은 미사 전·후 ‘사제를 위한 기도’와 ‘성소자를 위한 기도’를 바치며 본당 차원에서의 특별한 사제의 해를 기념했다.
이 밖에도 주교회의 성직주교위원회는 사제의 해를 맞아 전국 대신학교 보직 교수 및 신임 양성자들을 대상으로 ‘전국 신학교 양성자를 위한 연수’를 처음으로 열었으며,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협의회는 평신도들이 사제를 위해 더 열심히 기도하며 그들과 일치해 사제·수도성소에 힘쓸 것을 다짐하는 ‘평신도 지향’을 결의했다. 또 사제의 해 기간(2009년 6월 19일~2010년 6월 11일) 동안 한국교회에는 예년보다 많은 166명의 새 사제가 배출되어 기쁨이 배가됐다.
문화 안에서 만난 사제의 해
한국교회는 사제의 해를 맞아 사제직의 신원과 소명을 연극과 사진전, 서적 등 다양한 ‘문화’에 담아 전개했다.
특히 사제의 해에 사제들의 고충과 내면적 갈등을 진솔하게 이야기한 연극 ‘마음을 주었습니다’는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기에 충분할 만큼 묵직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오는 9일 서울 평화화랑에서 개막하는 사제의 해 폐막 기념 특별사진전 ‘보시니 좋았다’(창세기 1,10)도 다양한 사제들의 모습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으고 있다.
▲ 비안네 신부의 일생을 담은 성인전 「아르스의 성자 성 비안네 신부」.
▲ 사제 성화를 위해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문을 모은 「사제를 위한 기도」.
▲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가 사제들의 영적 쇄신과 성찰을 돕기 위해 쓴 묵상서 「주님의 사제들에게」.
비안네 신부의 일생을 담은 성인전 「아르스의 성자 성 비안네 신부」(가톨릭출판사)와 비안네 신부의 가르침을 묶은 단상모음집 「아르스 본당신부 성 요한 비안네의 가르침」(바오로딸)이 차례로 나왔으며, 사제 성화를 위해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문을 모은 「사제를 위한 기도」가 20여년 만에 재출간됐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사제들의 영적 쇄신과 성찰을 돕는 묵상서 「주님의 사제들에게」(바오로딸)를 번역 출간하고, 수원교구 방효익 신부는 수년간 신학교에서 사제를 양성하며 고민해온 생각을 정리해 「사제가 된다는 것」을 내놓았다. 또 부산교구 김정수 신부는 성 김대건 신부의 생애와 업적을 정리해 「성 김대건」을 펴냈다.
한편 가톨릭신문사는 사제의 해를 맞아 비안네 성인을 비롯해 세계교회와 한국교회의 대표 사제들의 삶과 영성을 살펴보는 ‘사제의 사제’와 여름 테마기획 ‘사제의 해에 떠나는 추모여행’ 등 다양한 기획기사를 통해 신자들에게 사제의 해 길잡이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