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서 준 돈을 아껴 모았을 뿐입니다. 학교에서 받은 것이니 당연히 학생들에게 돌려줘야한다고 생각했지요.”
류강하 안동 가톨릭상지대학 제5대 총장(1993~2004년 재임) 신부의 제자 사랑이 훈훈한 감동을 주고 있다. 15일 스승의 날에 짧은 자필 편지와 함께 장학금 4천만 원을 현 총장 조창래 신부에게 전달한 것이다. 편지에는 ‘학교 재직시 받은 수당 일부를 내핍하여 검약한 자원을 가난한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드린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장학금을 건네 받은 조창래 총장 신부는 “류 신부님의 대학 사랑은 퇴임하신 지 7년이 지난 현재에도 늘 우리와 함께해 오고 있는 것 같다”며 감사인사를 전하고, “하루 속히 장학위원회를 소집하여 기탁 받은 장학금을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유용하게 사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류 신부의 장학금이 더욱 눈길을 끄는 것은 근검절약하며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선교를 직접 실천한 그의 삶 때문. 평소 나환자촌을 찾아가는 등 가난한 이들 곁에 있으려 노력했으며, 총장 재임 시절에는 어려운 학생들의 학업을 위해 헌신했다.
총장 퇴임 후 환갑을 넘긴 나이에 열악한 환경의 아프리카 케냐로 건너가 5년간 봉사활동을 펼쳐 왔다. 하지만 귀국 후 최근 폐조직이 조금씩 굳어가는 ‘특발성 폐섬유화증’으로 병상에 누워 주변의 안타까움을 샀다.
병상에서도 실천으로 사랑을 보여준 류 신부는 “총장으로 재임할 때 가장 마음 아팠던 일이 등록금으로 고민하고 마음 고생하는 학생·학부모님들께 큰 도움을 주지 못한 것”이라면서 “장학금을 받은 학생들이 남을 돕는 것이 어떤 일인지 알고 실천한다면 그것으로 충분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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