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안빈 신부(메리놀외방전교회)의 사제수품 50주년 금경축 기념미사가 5월 30일 청주교구 수안보성당에거 봉헌됐다.
금경축을 맞은 파란 눈의 노(老)사제가 사제 생활 50년을 돌아보며 전한 소감은 ‘감사’였다. 정 신부는 미사 시간 내내 “감사하다. 하느님의 은총에, 동료 사제·수도자, 그리고 믿고 따라와 준 신자들에게 정말 감사하다”고 했다. 그리고 “나는 한 일이 없다. 모든 것이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함께 해왔기에 가능했다”고 고백하며 겸손해했다.
미국 메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나 1954년 미국 메리놀외방전교회에 입회한 정 신부는 1960년 8월 사제서품을 받은지 두 달여 만에 한국에 부임했다. 이후 충주 교현본당 보좌, 수안보본당·연풍성지 주임 등을 역임, 사제생활의 대부분을 청주교구 지역 복음화를 위해 헌신해왔다.
특히 그는 1970년 수안보 신용조합 개설, 1978~1989년 수안보 복자진료실을 운영하며 지역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의 ‘영적 아버지’이자 ‘위로자’로 살아왔다.
그의 한국교회 사랑은 부모로부터 받은 유산 전액을 수안보성당 사제관 공사비로 기부하는 모습으로까지 이어졌다.
50년간의 정 신부의 사랑과 헌신을 기리기 위해 이날 금경축 행사에는 청주교구장 장봉훈 주교, 교구 사제·수도자, 신자 등 500여 명이 참여해 성황을 이뤘다. 아들 이동식 신부(청주교구)의 축사와 딸 김병옥 수녀(한국순교복자수녀회)의 축시가 이어지자 정 신부의 눈가에는 어느새 눈물이 맺혔다.
장봉훈 주교는 축사에서 “정 신부님께서는 인생의 황금기인 30·40·50대를 수안보지역의 선교와 지역민들의 구원을 위해 오롯이 봉헌하신 분”이라며 “특히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해온 참 사제요 사랑의 사도이시다”라고 말했다.
어려움도 많았지만 너무 행복한 사제생활이었다고 고백하는 정 신부. 그는 이날 그를 기리고자 모인 신앙인들 앞에서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노사제의 미소는 어린아이의 해맑은 웃음만큼 순수하고 해맑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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