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타이타닉호에 대한 기사를 읽은 일이 있습니다. 배의 길이가 300m가 넘은 타이타닉호가 침몰, 1500명이나 되는 익사자가 발생했습니다. 그동안에는 배의 침몰 이유가 빙산에 부딪혀 배 옆에 큰 구멍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최근 잠수부들과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국제적 조사팀이 다시 조사한 결과 배의 파손 부분은 예상외로 작은 것이었다고 합니다. 배 옆에 큰 구멍이 뚫린 것이 아니라 비교적 작은 틈새가 여섯 개나 있었던 것입니다. 이처럼 작은 틈새가 거대한 배를 침몰시켰던 것입니다. 그 기사를 읽은 후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 작은 틈새가 배를 침몰시켜 1500명의 사망자를 내게 하다니!
‘작은 틈’이 거대한 배를 침몰시키는 것처럼 우리 삶도 바로 이 작은 틈으로 인해 가라앉을 수 있습니다. 이는 사람 관계뿐 아니라, 부부 관계에서도 흔히 볼 수 있습니다. 부부가 별거를 하거나 혹은 이혼을 하게 되는 경우, 그 내면을 따라가 보면 ‘환멸’이라는 작은 틈이 결국은 부부 관계를 두 동강 나게 합니다.
결혼 전 사랑을 할 때에는 모든 것이 좋아 보이고, 그 사람과 함께 산다면 분명 내 인생은 가장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으로 가득합니다. 그래서 결혼을 합니다. 그런데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고개만 돌려도 내 사랑하는 배우자를 볼 수 있는 그 행복한 마음이 어느 때부터인가 점점 배우자가 자는 숨소리, 심지어 콧소리 때문에 사그라집니다. 즉 배우자에 대한 모든 것이 행복의 샘이었는데, 서서히 선입견이라는 작은 틈, 식상함이라는 작은 틈, 오해에서 오는 부딪힘이라는 작은 틈, 실망이라는 작은 틈, 시부모 혹은 장인 장모와의 관계에서 오는 껄끄러운 작은 틈 등이 부부라는 배에 생겨납니다. 문득, ‘이 사람이 없어도 행복하겠구나’에서 시작해서 ‘이 사람이 없어야 내 인생이 행복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합니다. 내 인생의 중심이 배우자에서 자식으로 옮아가는 과정을 겪습니다. 하지만 그것도 힘에 부치게 되고, 결국은 결혼 생활에 대한 환멸이 되어 결국은 부부 관계를 두 동강 나게 합니다.
세상의 모든 부부들이 서로 사랑하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러기 위해서 서로 안에 있는 작은 틈을 인식하고, 기도와 사랑 안에서 그 작은 틈들을 메워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작은 틈들이 세상의 희망인 부부 관계를 두 동강 나게 하니, 경계하고, 경각심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그 작은 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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