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중요한 것은 ‘정직’과 ‘믿음’이겠죠. 주님 앞에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왔고 앞으로도 노력할 겁니다.”
한경주(세례자요한·57·동판교본당) 대표가 이끄는 평화식품은 교회 안에서 꽤 잘 알려진 기업체다. 평화식품의 뿌리가 국내 한 수도회의 원활한 중국선교를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기 때문이다.
평화식품의 주 사업은 중국의 유명차인 ‘보이차’. 1998년 은행에서 명예퇴직한 한 대표는 2003년 보이차 회사인 평화식품을 설립했다. 그때부터 양질의 보이차를 저렴하고 믿을 수 있게 공급하기 위해 그는 그동안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
지천명이라는 50이 넘었던 2005년 9월. 중국 운남성 곤명 운남농업대학교 보이차대학 차학과에 진학, 2009년 7월 졸업했다. 대학에 가기 위해서는 중국어학원을 다니며 매일 피나도록 어학능력을 키워야만 했다.
“운남성의 유명 생산품이 바로 이 보이차였거든요. 그때 당시 은행을 퇴직하고 작은 회사에 다니고 있을 때였는데, 일찍 일어나 중국어 공부를 하며 출근하는 등 열심히 공부했더니 HSK(중국한어수평고시) 실력이 많이 올랐어요.”
녹차, 홍차, 우롱차 등 수많은 종류의 차를 재배하는 중국에서 그가 선택한 것왜 왜 하필 ‘보이차’였을까. 그는 대학에서 다른 차들도 공부했지만 보이차가 가장 호기심을 끌었고, 그에 맞는 전문화된 사업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장수차, 요조차라고도 하죠. 콜레스테롤을 분해하고 체중 감량 효과가 있고, 당뇨와 아토피, 변비 개선, 부인과 질환, 우울증 등에도 좋아요. 좋은 차를 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중국 보이시 진원현에 차밭을 직접 가꾸고, 차 공장도 만들어 모든 공정을 관리합니다.”
‘주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는 한 대표의 실천사항은 먼 곳에 있지 않다. 보이차를 만드는 손길과 살아가는 모습 속에 그 다짐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그가 말하는 첫 번째 실천은 농약과 비료를 전혀 쓰지 않고 100% 유기농 차를 만드는 일이다. 가짜 보이차들이 판을 치는 세상에 ‘진짜’를 만들겠다는 자부심인 것이다. 인근 동네 주민들을 고용해 찻잎을 관리하면서, 이러한 지켜야할 사항들을 교육한다.
한국에 보다 저렴하게 공급하기 위해 포장은 매우 간단하게, 재활용되지 않는 비닐 등은 피한다. ‘겉’보다는 ‘속’에 충실하겠다는 뜻이다.
한 대표는 젊었을 때도 서울 미아3동본당 주일학교 교사, 청년회장, 방학동본당 빈첸시오 회장, 사목회 총무 등을 역임하며 본당의 다양한 일을 도맡아 왔다. 회사의 출발점이자 보이차가 온 곳이기도 한 중국선교에 있어서도 열심이다. 서울 종로 인사동 사무실에는 십자고상과 마리아상, 한국의 첫 사제 주문모 신부상이 놓여있다.
회사에서 수익금이 발생하면 중국선교를 위해 후원하고, 한국에 와 있는 중국인 사제 혹은 부제들의 생활과 장학금 등을 지원하기도 했다.
또 성당 건축기금 등을 위해 보이차를 후원하며 어르신대학, 본당 피정 등에서 강사료를 받지 않고 보이차 강의를 무료로 진행한다.
7년간 ‘보이차’와 중국선교를 위해 애썼던 그는 요즘 다른 꿈이 생겼다. 종로 인사동에 사무실을 얻으면서 자주 마주치는 어르신들에 관한 꿈이다.
“종로 일대에 모여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면 마음이 한없이 안타깝습니다. 그분들에게 보이차 한 잔이라도 드리는 봉사를 했으면 좋겠는데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잘 모르겠어요. 그분들에게 건강에 좋은 이 보이차를 꼭 선물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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