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의 해’의 역사적 개막
▲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지난해 6월 19일 성 베드로 대성전에서 ‘사제의 해’ 개막을 선포한 후, 성광을 들고 모든 참석자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전하고 있다.
교황은 강론에서 ‘사제직은 예수 성심에 대한 사랑’이란 비안네 신부의 말을 언급하며 “사제직은 그리스도에 대한 완전한 충실성과 그분과의 온전한 일치를 요구 받는다”고 강조했다. 또 “오늘날의 사제들은 비안네 성인의 모범을 따라 끊임없이 거룩해지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 “거룩한 사제의 모습은 성 바오로 사도의 삶을 관통한 사상이자 성 비안네 신부가 사목활동을 통해 추구했던 목표였다”며 ‘사제의 해’가 ‘바오로의 해’의 연장선상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예식은 사제직의 핵심이 ‘성체성사’임을 강조하기 위한 교황의 거양성체 및 성체 현양으로 마무리 됐다. 끝으로 사제를 위한 신자들의 기도를 요청한 교황은 마지막 강복을 위해 성광을 높이 들고 십자 표시를 함으로써 모든 참석자들에게 하느님의 축복을 전했다.
지역 교회의 노력
▲ 미국 워싱턴 지역의 사제들이 지난해 6월 19일 워싱턴 흠 없는 잉태 대성당에서 ‘사제의 해’ 개막을 즈음해 특별 미사를 거행하고 있다.
한국교회는 ‘사제성화의 날’인 이날 각 교구 차원이나 지역별, 대리구별로 성시간과 묵상, 피정과 나눔 등을 통해 사제직의 의미를 되새기며 그리스도와의 완전한 일치를 이루는 1년을 소망했다. 특별히 한국교회는 사제의 해 기간 동안 사제들의 내적 쇄신을 이룰 것을 다짐하고, 각 교구 실정에 따른 다양한 노력을 전개했다.
인도교회는 사제의 해를 기념하며 지난 1월 30일부터 2월 8일까지, 또 5월 24일부터 6월 3일까지 두 단계에 걸쳐 성지순례를 가졌다. 인도 카르나타카 주 카르와르교구가 주관한 성지순례에는 교구장 데렉 페르난데스 몬시뇰을 비롯한 교구 사제단 115명이 함께했다. 페르난데스 몬시뇰은 “사제의 해를 맞아 실시하는 이번 성지순례를 통해 인도 사제들이 더욱 성화되고 봉사 정신을 함양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폴란드교회도 사제의 해를 맞아 체스토코바를 순례하며 제2차 세계대전과 공산주의 통치 기간 중 살해된 폴란드인들을 추모했다. ‘그리스도의 충실함, 사제의 충실함’이란 주제로 열린 순례에는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을 포함한 50여 명의 폴란드 주교단과 사제 3000여 명이 함께했다.
또 이탈리아교회는 사제의 해 폐막을 앞두고 이탈리아 주교회의 후원으로 바티칸을 비롯한 이탈리아 전역에서 ‘영화 속 사제들-사제들과 그 영화 속 이미지들’이란 주제로 사진전을 열었다.
교황청 장관들의 서한
‘사제의 해’ 개막을 전후해 전 세계 지역교회로 보내는 교황청 장관들의 각종 서한들도 이어졌다.
교황청 성직자성 장관 클라우디오 우메스 추기경은 전 세계 각국 주교회의 의장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각국 주교단은 진정한 형제애 안에서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사제의 해’ 거행을 돕는 모든 바람직한 활동을 수행해 달라”고 권고했다. 우메스 추기경은 전 세계 사제들에게도 서한을 보내 “사제의 해는 교회가 사제들을 자랑스러워하고 사랑하고 존중하고 존경한다는 것을 사제와 신자들에게는 물론 더 넓은 사회에 알리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청 인류복음화성 장관 이반 디아스 추기경도 전 세계 주교들에게 서한을 통해 “사제의 해 기간은 주교들이 사제들과 신자들에게 거룩한 사제직을 더 깊이 이해시킬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준다”며 “특별히 이 기간 동안 사제직에 관한 교회 문헌들을 숙고하는 시간을 가질 것”을 당부했다.
교황청 내사원장 제임스 프랜시스 스태포드 추기경은 “사제의 해 기간 동안 전 세계 사제와 신자들이 특별 전대사를 받을 수 있다”는 내용의 ‘로마와 세계 교회에 보내는 교령’을 발표하며 희년의 기쁨을 배가시켰다. 또 교황청 보건사목평의회 의장 지그문트 지모프스키 대주교는 ‘전 세계 병자들과 고통 받는 이들에게 보내는 서한’에서 “특별히 육체적으로 병들고 고통 받는 사제들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우메스 추기경은 사제의 해 폐막을 앞두고 전 세계 사제들에게 보내는 서한을 발표, “사제의 해는 교회의 사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특별한 관심과 감사, 헌신을 보여 준 시간이었다”고 평가하며 “사제의 해의 폐막은 끝이 아닌 사제들이 교회와 세상 안에서 주어진 사명을 수행해야 하는 새로운 출발”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