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삼석 주교가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알현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
■ 성장과정
손삼석 주교는 가톨릭 집안에서 태어나 유아세례를 받고 어린 시절부터 신앙을 키워왔다. 특별히 어머니의 뛰어난 신심의 영향이 컸다. 부산 삼락동 유두리에 위치한 손 주교의 외가는 사상 지역의 공소로 사용될 정도로 집안의 식구들은 열심한 신앙을 이어갔다.
손 주교의 큰형 손명석(마태오·74·사상본당) 씨는 “손 주교님은 부모님의 말씀을 참으로 잘 듣는 순종적인 분이셨다”면서 “원만한 성격으로 친구들과도 잘 지내고 운동도 즐기는 건강한 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고종 사촌동생인 정병권(제피리노·51·화명본당) 씨도 손 주교를 매우 명석했던 학생으로 기억하고 있다. 정 씨는 “당시 김해본당 주임이셨던 김 알로이시오 신부님이 찰고 때 문제를 내셨는데, 전혀 막힘없이 술술 대답해 신부님이 지칠 정도였다”며 어릴 적부터 남달랐던 손 주교의 영민함을 전했다.
■ 학창시절
▲ 1982년 2월 6일 손 주교가 사제품을 받고 가족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손 주교는 학창시절에 온화한 성품과 타인에 대한 배려로 다른 교구의 신학생들과도 곧잘 지내는 원만한 성격이었다.
부산교구 김영호 신부는 “손 주교님은 공부도 잘하시고 운동도 잘하시는 모범생이었다”고 기억했다.
특별히 손 주교의 주종목은 탁구였다. 대구 선목소신학교 시절과 대건고등학교는 물론이고 광주 대신학교에서도 탁구 대표로 활동하며 활동적인 학창시절을 보냈다.
■ 본당사제
손삼석 주교는 본당 사목의 경험이 많지는 않다.
1년간 보좌를 역임했던 범일본당과 주임으로서는 전포본당이 전부다. 바로 유학길에 오른 후부터는 줄곧 후진 양성을 위해 교단에 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손 주교를 그리운 본당 신부님으로 기억하는 신자들이 많다.
현재 전포본당 사무장인 배희재(요한·64) 씨는 기억을 돌이키며 “손 주교님의 부임 후 사목위원들이 30대로 바뀌며 활동적인 사목을 이끄셨다”고 말했다.
본당의 신자들은 권위주의적인 모습 없이 편하게 먼저 다가오시는 모습에 정말로 가족같은 분위기였다고 전한다.
당시 사목위원이었던 백종선(아우구스티노·66) 씨는 “손 주교님을 친화력이 매우 뛰어나셨던 분으로 기억한다”면서 “예비신자들도 언제든지 사제관을 찾아갈 정도로 열린 마음으로 받아주셨다”고 말했다.
▲ 82년에 사제품을 받은 후 출신본당인 사상본당에서 첫미사를 봉헌한 손 주교가 본당 신자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총장시절
부산가톨릭대학교 2, 3대 총장을 역임한 손삼석 주교는 대학 관계자들에게 온화하고 소탈하면서도 학식이 풍부한 학자이자 사목자로 기억되고 있었다.
총장 재임시절 손 주교를 보필했던 입학홍보과장 이대진(스테파노·범일본당)씨는 “주교님은 정말 온화하고 소탈하신 분이셨고, 결코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는 분이셨다”고 전했다. 손 주교는 총장직을 맡으면서도 늘 자신의 낡은 승용차를 직접 운전하고 다녔고 총장을 위한 차량도, 기사도 두지 않았다.
경남대학교에서 열렸던 총장협의회에 참석할 때 손 주교가 타고 있던 차가 두 번씩이나 제지당했던 일화는 그의 검소함과 소탈함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 손 주교가 부산가톨릭대학교 총장 재임 당시 총장실에서 김수환 추기경과 대화를 하고 있다.
■ 신학교
신학교에서의 손삼석 주교는 인자하면서도 때로는 엄격한 아버지와 같은 모습으로 학생을 대했다.
총장 역임 후 신학교에 돌아와 제일 먼저 한 일이 전교생의 사진을 보며 얼굴과 이름을 외우는 것일 정도로 손 주교의 신학생들에 대한 애정은 남달랐다.
현재 학생회장 김성앙 부제는 “손 주교님께서는 기도와 미사를 빠짐없이 학생들과 함께하심으로 먼저 모범을 보이시는 참 스승이셨다”면서 “그러나 때로는 엄격하게 사제직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책임감을 강조하셨으며 철저한 투신으로 자신을 지켜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다”고 설명했다. 또 김 부제는 “학생들에게 늘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주교님을 이제는 가까이에서 모실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쉽지만 교구 발전을 위해 탁월한 목자로서 잘 이끌어 주실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 2009년 신학대학 학장 취임식에서 손 주교가 황철수 주교와 신입생들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