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대리구 고색동본당(주임 이태원 신부) 공동체의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 폈다. 본당 설정 40주년과 함께 학수고대하던 새 성당이 마련됐기 때문이다. 겹경사였다.
본당이 새 성당을 마련하기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수인선 철도 개통 계획이 알려지면서 성당이 소방도로에 편입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정들었던 성당을 헐어야 했다.
부랴부랴 짐을 싸서 성당 옆 교육관에서 주일 미사를 봉헌했다. 좁은 교육관은 모든 신자를 편안하게 수용하기엔 부족했다. 냉·난방 시설도 불편했다. 하지만 함께이기에 즐겁기만 했다.
본당은 설정 40주년에 맞춰 공동체의 신앙 보금자리를 다시금 봉헌하기로 뜻을 모았다.
신자들 모두 내 집을 짓는다는 마음으로 십시일반 정성을 보탰다. 먹고 싶은 것, 하고 싶은 일을 줄여가며 건축기금을 마련했다. 본당 초대 회장 고(故) 방석웅(요셉)씨도 본당을 위해 쓰라며 생전 3억원이라는 큰돈을 기부했다. 신자들의 희생과 열의로 벽돌 하나, 기둥 하나가 세워졌다.
재정뿐만 아니라 신앙적 준비도 잇달았다. 신·구약 성경필사와 묵주기도 500만단 봉헌됐다. 묵주기도 각 단마다 ▲본당공동체의 일치를 위해 ▲가정성화를 위해 ▲신앙생활 활성화 ▲선교 활성화를 위해 ▲성당 빚 상환을 위해 등 지향을 두고 기도에 매진했다. 2008년 3월 1일을 시작으로 2010년 5월 31일, 목표를 달성했다.
그렇게 본당 공동체만의 보금자리가 완성됐다. 본당 공동체는 2005년 8월 15일, 성모승천 대축일에 새 성당에서 입당미사를 봉헌했다. 값비싼 성물도 화려한 구조물도 없는 평범한 성당이지만 신자들의 애정이 듬뿍 담긴 성당이 모습을 드러냈다.
제대 위 십자가는 부활하신 예수님을 형상화 했다. 새출발을 앞둔 만큼 부활의 의미를 담은 십자가를 걸었다. 성당 지붕 옥탑에는 3대 천사의 모습을 모자이크로 표현했다.
이원태 본당 주임 신부는 “그동안 본당 신자분들의 기도와 봉사와 희생으로 이렇게 아늑한 새 성당을 지을 수 있었다”며 “써야할 때 못쓰고 아껴가며 본당 빚 상환을 위해 애써주신 신자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본당은 오는 27일 오전 11시 수원시 권선구 고색동 376-5 현지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새 성당 봉헌식을 갖는다.
한편, 본당은 본당 설정 40주년을 맞아 성당 봉헌 외에도 월1회 역대 사제들과 원로 사제 초대 미사, 사순특강, 전신자 기차 성지순례(나바위 성지), 혼인갱신식, 본당 예술제, 본당의 날 전신자 운동회, 영정사진 촬영(신자 및 지역주민 대상), 본당 역사 사진전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해 본당의 역사를 되새기고 공동체의 친목을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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