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은 당신과 당신 안의 모든 한국인과 한국에 강복을 하셨다. 우리는 세 번 무릎을 꿇어 인사한 후 물러 나왔다. 신학생들은 몹시 기뻐하며 감격해했다.”
드망즈 주교는 한국 주교단의 교황청 정기방문(앗 리미나, Ad Limina)을 위해 1919년 말 배를 타고 여행길에 오른다. 배는 오랜 기간 항해 끝에 프랑스에 도착했고, 그는 그곳에서 한국인 신학생들을 위해 모금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로마에 도착한 그는 신학생들과 함께 교황(베네딕토 15세)을 알현하는데 한국에 대한 교황의 강복에 모두들 매우 감격해한다.
1920년 1월 14~17일
‘스핑크스’호는 7시 페리에드 항구에 도착했다. 9시가 돼서야 비로소 배에서 내릴 수 있었다.(중략)
오후에 나는 내 트렁크 속에 넣을 수 없는 짐을 모두 로마로 가져가야 하기 때문에 꼭 필요한 여행 가방을 사러 외출했다. 전쟁 전에는 40프랑이었는데, 가죽가방 값이 350프랑이다.
17일, 기차는 4시45분에 떠났다. 앙티브에는 8시30분에 도착한다. 그것을 기억하고 재빨리 하차해야만 한다. 열차는 캄캄한 가운데 1,2분밖에 정차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신학생들이 반대편 선로로 내렸기 때문에 나는 한때 그들이 열차와 함께 떠나버린 것으로 생각했다.
자동차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로베스팽 후작부인과 셀리에 양, 본당 신부가 기다리고 있는 생트 폴(Ste.Paule) 별장으로 갔는데, 신부는 내일 본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강론을 하도록 나를 초대했다.
1월 18~25일
아침 10시 미사를 드리고 30분간 강론을 했다. ‘한국인 신학생들’을 위한 헌금이 있었다. 4시에 저녁기도를 했다. 헌금액은 240프랑이다. (이후 드망즈 주교는 앗 리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이탈리아에 도착한다.)
25일, 오늘 아침 나는 청원자와 함께 로마 문밖 성 바오로 대성당으로 가서 성 바오로의 무덤 맞은 쪽 성 디모테오 무덤 위의 제대에서 미사를 드렸다.
경리신부와 또 다른 청원자가 우리와 합류했고, 우리는 성 바오로의 순교지로 가서 바오로가 참수당한 기둥과 그의 머리가 세 번 구르면서 세 번 샘이 솟았다고 하는 곳(트레 폰타네)을 참배했다.(중략) 저녁에 내일 저녁 5시30분 교황 알현에 오라는 소집장을 받았다.
1월 26일
나는 예식용 망토에 긴 망토를 걸치고 4시30분 자동차로 출발했다. 신학생들은 가장자리 장식을 한 대학 정복인 수단에 붉은 띠를 두르고 있었다.
조금 후 5시25분, 나는 먼저 들어갔던 라우렌티 주교가 나오자 들어갔다. 세 번 무릎을 꿇었다. 교황께서 일어나 그의 오른 발 슬리퍼의 황금 십자가에 입 맞추는 것을 말리므로 그의 반지에 입 맞췄다. 교황은 흰 옷을 입고 책상 앞에 앉아 계셨다. (드망즈 주교와 교황은 한국의 신학교, 일본이 종교를 탄압하기 위해 만든 ‘포교규칙’과 앗 리미나 등에 대해 이야기한다.)
교황께서는 신학생들에게 “누가 아우구스티노이고 누가 안토니오냐”고 물으셨다. 라틴어를 할 수 있느냐고 물으시고 라틴어로 말씀하셨다. “한국의 훌륭한 사제가 되어라.”
교황은 당신과 당신 안의 모든 한국인과 한국에 강복을 하셨다. 우리는 세 번 무릎을 꿇어 인사한 후 물러 나왔다. 우리 신학생들은 몹시 기뻐하며 감격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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