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앙생활의 몇 가지 지침
“예수님을 제대로 존경해야”질책
구상 시인
■ 일상의 지평에서
“일상속 몰입해 권태로움 벗자”강조
홍윤숙씨
■ 갈증의 의미
“우리의 목마름 주님께서 채워 주신다” 확신
김남조씨
한국가톨릭문인회(회장=홍성유)는 회원들의 작품을 모은 수필집 「만남 그 신비의 강」(성바오로)을 펴냈다.
원로시인 구상(세례자 요한), 김남조(마리아 막델레나), 홍윤숙(대데레사)씨를 포함해 소설가 홍성유(토마스 모어), 박완서(정혜 엘리사벳), 최인호(베드로), 김홍신(리노), 송원희(마리아), 노순자(젬마)씨, 시인 정호승(프란치스코), 이해인 수녀(클라우디아), 성찬경(사도 요한), 유안진(클라라)씨(이름 무순)를 포함해 각 부문 무려 82명의 회원들이 작품을 써낸 이 책자는 격년으로 펴내는 회원 작품집이다.
구상 시인은 「신앙 생활의 몇 가지 지침」에서 예수회 수사로서 「성인이 되는 비결」이라는 책을 펴낸 월리엄 도일의 영성과 사상을 들어 「성인이 되는 것은 너의 의무」라고 가르친다. 그는 예수를 믿는다면서도 실생활에서는 예수 그리스도를 가정이나 이웃, 직장의 어른보다 존경을 바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을 꾸짖고 있다.
홍윤숙씨는 「일상의 지평에서」를 통해 『일상 안에서 일상을 초월하는 길은 삶의 눈을 밖이 아닌 안으로 돌리는 것』이라며 일상 속에 깊이 몰입해 어려움과 고통, 번민을 기도로 바꾸어갈 때 평범한 일상사가 빛나기 시작하고 권태로움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말한다.
김남조씨는 「갈증의 의미」에서 십자가 위에서 목마름을 호소했던 주님과 같이 「이제는 우리가 목마를 차례」라며 주님이 함께 해주시는 한 우리의 목마름은 채워질 것이라는 확신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적, 나아가 그리스도교적이려면 주님의 목마름을 속속들이 나눠야 한다고 말한다.
화가이자 수필가인 조광호 신부는「만남, 그 아득한 신비의 강」에서 30여 년 전 신학생 시절, 조계사 앞마당에서 연등을 달아준 인연으로 만난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잔잔한 감동을 던져준다. 독실한 불교신자였던 할머니가 30여 년 동안 단 한차례의 만남뿐이었던 한 신학생이 훌륭한 사제가 되기를 부처님 앞에서 일찍이 가브리엘 마르셀이 말했던 인간의 만남, 그 무한한 신비의 바다에 서 있는 인간 존재를 깊이 묵상해보게 한다.
그 외에 박완서씨는 부활을 전후한 아름다운 계절의 감상을 썼고 김홍신씨는 젊은이들을 향해 「사랑의 전과자」가 되길 청했으며 최인호씨는 세르비아인 병사에게 강간을 당해 낳은 아이가 평화의 증인이 되길 기도한 보스니아 수녀의 예를 들어 생명의 소중함을 강조했다.
쟁쟁한 필명을 지닌 많은 가톨릭 신자 문인들이 집필한 「만남 그 신비의 강」은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 신앙의 깊이를 보여주는 묵상, 그리고 삶과 신앙과 자신의 문학세계를 조화시키려는 열정적인 노력들이 모든 작품하나 하나에 가득 담겨 있다.
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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