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선별설비, 폐기물 전처리설비, 신재생에너지설비…. 서흥인테크의 사업 종목들이다. 다소 생소한 느낌이 들었지만 박래준(베드로·56) 대표의 설명을 듣자 곧 이해가 됐다.
“환경산업 발전과 환경보전에 일조하고 있다는 남다른 신념을 갖고 환경산업의 새로운 가치 창조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폐기물 처리를 넘어 재활용, 새로운 에너지 개발까지 저희가 담당하고 있는 분야는 이 시대에 꼭 필요한 일들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서흥인테크의 시작은 1992년에 창립한 서흥무역(주) 환경사업부. 환경에 대한 비중이 높아가면서 2000년 환경설비 전문업체인 서흥인테크를 창립했다. 그간 수행한 공사 이력이 다채롭다. 안산, 천안, 과천, 광명, 김해, 안성 등 지방자치단체의 최신 재활용선별센터 공사를 비롯 백화점이나 대형마트 등 국내 대형 유통업체들의 재활용쓰레기 압축설비 설치를 담당했다. 여기에다 러시아, 중국, 파키스탄, 일본 등 여러나라에 환경설비 수출을 위해 활발히 움직이고 있으며, 환경부 등 정부나 관련 기관에서 주관하는 환경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와 연구를 함께 하고 있다.
“모든 신앙인들의 또 다른 소명인 환경보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주님 창조사업에 나름대로 일조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교만일까요? 하하하.”
박 대표는 경기도 화성에 있는 서신공소 출신. 어릴때부터 열심한 공소신자들을 보고 자랐고, 고등학교와 대학교때는 가톨릭학생회에서도 활동했지만 정작 세례성사는 받지 않았다. 박 대표는 “아들 한결(에제키엘)이가 안법고등학교에 입학하던 해인 1998년에 온 가족이 구포동본당(현 안성본당)에서 세례 받았다”며 “세례는 늦었지만 보편적이며 포용력있고 실제로 진보적인 천주교에 항상 마음이 있었다”고 말한다.
“당시 100주년 행사를 진행하던 구포동본당 시절 3년간은 참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100주년 기념식수로 봉헌한 백송이 잘 자라 오랜 세월 후에 천연기념물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박 대표는 구포동성당에 백송을 봉헌하며 해마다 한그루씩 성당이나 성지에 봉헌하겠다고 결심했다. 왜냐하면 지역에서 성당이나 성지 그 자체도 귀중한 곳이지만 잘 볼 수 없는 백송이 함께 있으면 성당이나 성지 품격이 한층 올라갈 것 같아서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심했지만 10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놓으며 빠른 시일 내에 봉헌하겠다고 다짐한다.
바쁜 와중에서도 박 대표는 서강대 가톨릭경영자과정을 수료했다. 하느님께 받은 사업가로서의 달란트를 어떻게 쓸 것인지 답을 찾고 싶어서였다.
“사업가로서 돈도 벌고 싶고, 함께하고 있는 직원들과 그 가족들을 생각해야 하고…무엇보다도 신자경제인의 역할에 대해 알고 싶었습니다.”
미사중 성체성사 때가 자신에게 가장 귀중한 시간이라고 말하는 박 대표. 그 몇분 동안 지난 1주일과 앞으로 1주일을 생각하며, 기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생활속에서 결심하고 다짐할 부분들을 상기한다. 여러 사업은 출퇴근 시간을 이용해 묵주기도를 봉헌한 후 구상하고 있다고 한다.
“성모님께서 많이 도와 주시는 것 같아요. 신앙이 저의 삶을 얼마나 행복하게 하고 윤택하게 하는지…. 참으로 기쁩니다.”
하지만 마음 한구석엔 불편함도 있다. 봉사가 부족해서 그렇다고 한다. 최근 자신이 다니고 있는 이매동바오로본당 신부님 권유로 사회복지분과에 가입했다. 아내(박해정 데레사)의 권유도 있고 해서…. ‘본당 신부님이 열심히 하시는데 나도 조금은 따라가야지’라는 마음으로 참가했고 이제부터가 ‘봉사자의 길로 접어든 것’이라고 한다. 따지고보면 박 대표가 펼치고 있는 나눔은 결코 적은 것은 아니다. 빈첸시오 회원으로, 또 오래전부터 여러 성지나 봉사단체에 후원을 하고 있다. 그런데도 봉사와 나눔에 대한 욕구는 끝이 없다.
“신자 수 70만이 넘는 교구의 위상과 역할에 걸맞게, 또한 순수함과 열정을 가진 초대교회 신자들 같은 마음으로 경제인회에 열심히 참가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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