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경기도 부천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거행된 서품식에서 특히 인천교구민들은 교구 역사상 처음으로 보좌주교를 맞이한 기쁨을 만끽하며, 앞으로 한마음으로 일치해 하느님의 말씀을 선포하고 내·외적 쇄신을 이뤄나갈 뜻을 다졌다.
◎… 한국 주교단과 사제단, 교구민 7000여 명이 참례한 가운데 거행된 이날 서품식에서 교구민들은 기도와 다채로운 플래카드를 앞세워 보좌주교를 환영했다. 또 서품식에 이어 열린 축하식 중에는 두 팔로 하트모양을 그리며 ‘주교님 사랑합니다’를 외치기도. 아울러 교구민들은 축하식에서 각 본당별로 수합한 영적예물(미사·영성체 11만8955번, 주교를 위한 기도 27만8068번, 묵주기도 113만2728단, 주모경 36만2338번, 화살기도 27만8132번, 성체조배 5만1436번, 희생 7만680번, 십자가의 길 1만9822번)을 전달, 정 주교의 영육간 건강을 기도했다. 교구민들은 서품식에 앞서서는 정 주교 서품을 위한 9일기도도 봉헌하며 정성을 모아왔다.
교구 정진철(베드로) 평협회장은 축사를 통해 “교구 설정 50주년을 준비하는 이때에 큰 목자를 보내주신 하느님께 두 손 모아 감사와 찬미를 드린다”며 “전 신자가 하나로 뭉쳐 사랑의 공동체를 이룰 것을 굳게 다짐한다”고 전했다. 신화희(마리아·여월동본당) 씨도 “새 주교님이 인천교구뿐 아니라 전 인류 구원에 힘쓰는 분이 되시길 기도한다”며 “무엇보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라는 사목표어가 그대로 잘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 이날 서품식에서 가장 큰 기쁨을 누린 이는 단연 교구장 최기산 주교였다. 최 주교는 한국 주교단과 사제단, 신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훌륭한 보좌주교를 보내주신 주님께 감사드린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특히 최 주교는 “주교가 되는 것은 작은 십자가를 내려놓고 큰 십자가를 지는 것과 같다”며 “보좌주교의 영육간 건강을 위해 많은 기도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서는 정진석 추기경과 주한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도 축사를 통해 격려와 축하의 인사말을 전했다.
▲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최기산 주교, 정진석 추기경, 정신철 주교(왼쪽부터)가 서품식에 이어 마련된 축하연에서 축하케이크를 자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정 주교와 재불 역사학자이자 서지학자인 박병선(누갈다) 박사가 참례해 관심을 모으기도. 정 주교의 프랑스 파리 유학시절부터 오랜 친분을 나눠온 박 박사는 최근 직장암 수술 후 투병중임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행사에 참례하며 정 주교에게 축하를 전했다.
▲ 암수술 후 현재 병원에서 투병 중인 재불 역사학자 박병선 박사가 축하연에서 정신철 주교에게 축복의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 축하연 후 이날 행사 안내에 나섰던 성소후원회원들이 교구장 최기산 주교, 정신철 보좌주교와 함께 기념촬영하는 모습.
축사
■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
“교구 성장·발전 교구민 노력 덕분”
▲ 정진석 추기경
현재 인천교구의 신자는 설정 당시보다 22배나 증가해 43만7621명으로, 본당도 설정 당시 9개에서 114개로 늘어나며 한국교회에서 4번째로 큰 교구로 성장했습니다. 게다가 설정 당시 인천교구에 한국인 사제는 한 명도 없었지만, 지금은 수도회 사제를 제외하고도 270명이나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는 바로 교우 여러분들이 모범을 보여준 덕분이며, 아낌없는 봉헌과 희생을 실천하신 덕분입니다. 또한 그 저력으로 보좌주교님 탄생이라는 큰 경사를 맞이할 수 있었습니다. 이 모든 성장과 발전은 모두 교구민들 덕분입니다. 축하드립니다.
■ 교황대사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사제는 협력·신자는 기도 부탁”
▲ 오스발도 파딜랴 대주교
교황님께서는 정신철 주교님을 뽑으시며 인천교구의 필요성 못지않게 새 주교님이 지니신 학자신부이고, 신학과 교리교육학 교수이며, 사제양성을 담당한 영적지도자와 성소국장이라는 인간적이고 사목적인 자질을 고려하셨습니다.
모든 주교가 자신의 사목적 직무에서 그러하듯이, 새 주교님 역시 사제들의 협력과 신자 공동체의 후원과 기도를 필요로 합니다. 주교라는 사실은 그저 명예가 아니라, 교회를 위한 사목적 임무와 섬김입니다. 새 주교님, 성 바오로와 함께 우리는 기도합니다.
“우리 하느님께서 여러분을 당신의 부르심에 합당한 사람이 되게 하시고, 여러분의 모든 선의와 믿음의 행위를 당신 힘으로 완성해 주시기를 빕니다.”
■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
“늘 초심 기억하며 최선 다하자”
▲ 강우일 주교
때문에 누구나 열심히 살려고 노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초심을 잃고 방향감각을 잃기 쉽습니다. 이를 위해 이냐시오 성인의 영적식별 방법을 자주 상기하면 좋겠습니다. ‘가난, 업신여김 당함, 겸손’이 쓰인 예수님 군대의 깃발과 ‘부, 명예, 교만’이 쓰인 마귀 깃발은 서로 대적합니다. 한참 마귀들과 얽혀 싸우다 자신이 어느 깃발 가까이에 서있는지 헷갈릴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가만히 서서 자신을 잘 돌아보아야할 것입니다.
주님께서 정신철 주교님을 교회의 새로운 초석으로 삼아주셨음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서로 힘을 모아 천국 문을 여는데 힘써나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