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종교 박물관이라 할 만큼 수많은 종교가 공존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서 종교 연구는 정치나 경제, 사회에 대한 연구 분석 만큼이나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음에도 아직 그 성과는 미미하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한국종교학회가 펴내 「해방 후 50년 한국 종교연구사」(도서출판 창간)는 미미한 한국 종교연구 분야에 있어서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지난 95년부터 3년간의 연구 끝에 펴낸 이 책은 천주교를 비롯해 불교, 개신교 등 기성 종교는 물론 신흥종교, 고대 종교, 무교에 관한 연구 성과를 총정리하고 있다. 특히 이 책은 모두 14명의 권위 있는 종교 연구가들이 각 종교별 연구의 흐름을 정리 평가하고 연구물 목록을 정리함으로써 한국의 종교 연구 현황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차기진 연구실장은 한국에 천주교가 들어오고 온갖 박해를 지나 자리를 잡기까지의 과정등 교회사 분야에는 상당한 연구 성과가 축적됐지만 신학 자체에 대한 연구는 아직 미흡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불교의 경우, 정병조 교수(동국대 불교학과)는 해방 후 불교 연구는 포교당의 도심 진출, 불교 의례 한글화 등 다종교사회에서 불교가 존재하고 대중들 속에 뿌리내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데 관심의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했다.
개신교와 관련해 이덕주 교수(강남대)는 개신교 연구를 복음주의와 민중 신학의 두 가지 흐름으로 분류하면서 현실참여와 해방신학, 포스트모던 신학 등 다양한 이론의 모색을 큰 특징으로 삼았다.
유교는 인물 중심 연구에 치중, 성리학 이론 자체에 대한 연구는 미흡했고 현재 5백여 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는 신학종교나 무교 등에 대해서는 아직 수준 높은 연구 성과가 없는 것으로 평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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