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를 통해 성령으로 충만하게 되신 예수님께서는 광야에 나가셔서 40일 동안 단식하며 기도를 하셨습니다. 당신이 받으신 인류구원의 사명을 구현할 방법에 대해 기도하며 하느님께 지혜와 힘을 청했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때 허기지신 예수님께 악마의 유혹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 유혹을 통해 세상구원 방법에 대한 당신의 뜻을 굳히셨고, 또 당신이 보여주신 모범으로써 시련과 유혹이 가득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귀한 교훈을 주시는 것입니다.
첫째, 「돌을 빵으로 만들어 보라」는 유혹입니다. 세상 사람들에게 먹을 것. 곧 그들이 원하는 세속적 가치ㆍ물질을 늘 풍족히 다 채워준다면 사람들은 그런 예수님을 다 좋아하게 될 것입니다. 그렇게 사람들의 환심을 사서, 사람들을 쉽게 당신 편으로 불러들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이 유혹을 거부하십니다. 사람은 육적인 빵으로만 사는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되어 그 말씀으로 사는 영적인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악마는 예수님께 세상의 모든 왕국을 보여 주며「자기에게 절을 하면 그 모든 권세와 영광을 주겠다」고 합니다. 세상의 권력을 가지고 하느님의 뜻을 이루어 보라는 유혹입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세속의 임금이 되어서 그 권력으로 백성들을 다스리신다면, 사람들은 무서워 억지로라도 모두 예수님을 따를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악마의 이 유혹 역시 물리치십니다. 하느님을 배반한다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또 하느님의 나라는 힘으로 다스려지는 나라가 아니라 사랑의 봉사로 이루어지는 나라임을 잘 알고 계셨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악마는 예수님을 예루살렘 성전 꼭대기에 세우고 「뛰어내려 보라」며 유혹을 합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이처럼 매일 신기한 일만 하신다면 많은 사람들이 그 기적을 보기 위해서 모여들 것입니다. 신기해하며 그런 예수님을 졸졸 따라다닐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 「주님이신 너희 하느님을 떠보자 말라」하시며 악마의 그 유혹도 물리치십니다. 결국 예수님께서 인류구원을 위해 택하신 방법은 「십자가의 죽음」이었습니다.
희생ㆍ고통을 통해 우리 죄를 대신 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심으로써 우리를 살리시려 하신 것입니다.
매일매일 그러해야 하겠지만, 특히 이 사순시기에 우리는 다른 때보다 더 열심히, 이렇듯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하느님께 순종하시고 우리를 사랑하신 예수님께 감사를 드려야 합니다. 그리고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뜻의 성취를 위해 광야에서 고통과 유혹 중에 기도하셨듯이. 우리 역시 이 세속이라는 광야에서 어떡하면 하느님의 뜻을 더 잘 실천하며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전적인 회심을 발하고, 새로운 힘과 지혜를 그분께 청해야 하겠습니다. 예수님께서 체험하신 광야처럼 이 세상은 그 자체가 광야입니다. 삶 자체가 시련이고 고통인 경우가 많고, 또 이 세상에는 밝고 맑고 진실 된 것들 못지않게 우리를 타락ㆍ멸망케 하는 어둡고 혼탁하고 거짓된 것들이 너무나 많은 것이 사실입니다. 우리를 하느님께로부터 떼어놓으려는 악의 요소, 유혹들이 횡행하는 세상인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모든 「부정적인 것을 통해서도 성장할 수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바닷물고기들을 운반탱크에 넣어 먼 곳으로 옮기면서 고기들에게 최적의 서식환경을 만들어 주고 또 좋은 먹이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목적지에 도착해 보니 많은 고기가 죽어있더랍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탱크 안에 그 물고기를 괴롭히는 문어들을 몇 마리 함께 집어넣고 옮겨보니, 물고기의 상태가 그 전보다 훨씬 좋았다고 합니다. 안 잡혀 먹히려고 열심히 도망 다녔기 때문입니다. 또한 양떼 가운데 염소를 한 마리 놔두면 좋다고 합니다. 양들이 염소와 싸우면서 운동을 하게 되어, 건강히 잘 자라고 털의 질도 좋아지게 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이 세상 어딘가에는 물살이 너무 세기 때문에 묵직한 돌을 지녀야지만 건널 수 있는 강이 있다고 합니다. 돌이 무겁다고 그것을 버리면 그것은 곧 죽음인 것입니다. 이처럼 시련과 고통이 항상 나쁜 것만은 아닌 것입니다.
시련ㆍ고통과 유혹을 이겨가며 기꺼이 지고 가는 우리의 십자가는, 험한 이 세상을 헤쳐 나가는데 필요한 든든한 도구이자, 구원의 보증입니다.
말씀 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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